◎카자흐·아제르 등 원유매장량 1,000억배럴 추정/미·일·유럽업체들 유전개발 앞다퉈카스피해 연안국들이 21세기 마지막 석유자원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주요 석유업체들의 카자흐스탄 투르크멘 아제르바이잔 등 구소련 중앙아시아 국가 석유개발에 대한 선점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3년 세브론사가 카자흐의 텐기즈유전개발과 관련, 러시아 정부와 합작투자계약을 한 이후 지금까지 600억달러의 서구자본이 이 지역에 흘러들어갔다.
현재 카자흐의 카라차가나크 유전개발에 텍사코 모빌 등이 투자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12개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바쿠유전개발에 뛰어들었다. 향후 700억∼1,000억 달러의 서구자본이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카스피해의 원유매장량은 280억 배럴, 천연가스는 약 6조5,600억㎥에 이른다. 원유의 경우 추정량은 1,000억 배럴로 일일 최대생산량이 북해산의 7배에 해당하는 6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동의 6,000억 배럴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 세계 석유소비량이 일일 7,000만 배럴에서 2010년 9,200만∼9,700만 배럴로 증가할 전망이고 천연가스 수요가 매년 2조㎥씩 늘고 있어 세계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카스피해 연안국들은 대륙으로 둘러싸여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국경을 관통하는 가스관 사업만이 석유강국의 꿈을 실현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이들 국가는 현재 러시아의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는데 서구자본과의 합작으로 독자적인 수출통로를 찾고 있다.
카자흐는 텐기즈유전에서 러시아 흑해항구인 노보로시스크를 연결하는 가스관을 세브론 모빌 등과 합작, 건설중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다게스탄체첸노보로시스크를 연결하는 북쪽 루트가 이미 가동중이고 그루지야의 수프사항을 연결하는 가스관은 올 연말께 가동할 예정이다.
이밖에 투르크멘은 이란터키, 이란걸프지역,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연결하는 25억달러규모의 가스관 건설에 착수했다. 또 카자흐는 중국을 연결하는 독자 가스관 사업을 협상중이다.
그러나 이들에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국경에서 45해리(약 83㎞)로 설정돼있는 카스피해 영유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직까지 카스피해 연안국간 충돌은 없지만 개발이 가속화할 경우 이 지역의 안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또 가스관을 독점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불만, 체첸의 독립,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간 분쟁,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 이란의 회교정부 등이 변수로 남아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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