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아랫배 항상 따뜻이 육류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약물로 혈액순환 개선한 뒤 침시술·물리요법 병행치료 환절기만 되면 손발이 자꾸 저린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40대이상 중·노년기에 손발저림이 찾아오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몸의 어느 한쪽이 저리기 시작하면 중풍에 걸린 게 아닌가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손발저림을 비증으로 분류한다.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 등의 부위에 운동장애 및 감각이상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피부에 나타나는 비증은 주로 감각장애 증상이며, 근골부위에는 관절통증 등의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비증의 원인은 체질, 스트레스, 섭생불량, 방로(과다한 성생활로 인한 피로)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스트레스 등의 생활환경과 식생활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김창환 교수는 중요 성인병의 전조증상으로 손발저림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원인질환의 감별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발저림증은 대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나므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치법을 기본으로, 침구·약물·물리치료를 병행한다.
원인이 한인 경우 따뜻하게 하고, 열이면 차게 하며, 습담어와 같은 불순물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고, 몸이 허약한 경우엔 보법을 활용한다. 이 때 반드시 병의 급성과 만성, 허실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기이면서 몸상태가 양호하면 따뜻한 약 위주로 기혈을 소통하는 처방을, 만성이면서 허약하면 따뜻하게 보하는 처방을 한다.
침치료는 주로 손발저림이 나타나는 부위에 집중한다. 몸이 허약한 경우 뜸을 병행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신체를 찬 바람이나 찬 곳에 노출하지 말고, 특히 손발이나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운동은 하지 않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하는 것도 혈액순환에 장애를 준다. 따라서 수영과 같은 전신운동을 적당히 하는 게 좋다.
음식은 기름진 고기나 자극성있는 종류를 피하고 채소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것을 먹도록 한다. 김교수는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도 혈액순환에 장애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원대한방병원장 박종형 교수는 원인에 따른 약물치료로 혈액순환을 개선한 뒤 필요하면 침치료와 물리요법을 병행한다. 약물요법의 경우 경락의 기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개결서경탕을, 어혈이 원인이면 신통축어탕을 투여한다. 신체가 허약한 경우 보중익기탕 독활기생탕 등을, 양기 부족으로 손발이 차가우면서 저릴 때는 당귀사역탕을 복용시킨다.
손발이 저리는 증상은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 각종 성인병의 합병증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인병 여부를 감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에 앞서 맥진과 일반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동맥경화증이나 당뇨병 유무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정밀검사로 중풍유무 등을 판단해야 한다. 박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손발저림증은 퇴행성변화에 의한 것이 많으므로 과로를 피하고 술·담배를 끊는 게 좋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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