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열내셔널시어터의 「오셀로」가 11∼2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려진다. 원어로 공연되는 해외단체 연극의 경우 의미는 자막으로 파악하고 대사는 소리로만 감상해야 하는 게 결정적인 결점이다. 그래도 로열내셔널시어터라면 「연극이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섬광처럼 깨우쳐 줄 수 있다. 96년 「템페스트」로 내한공연을 가진 이 극단은 간결한 무대장치, 상징적인 의상, 치밀한 연기 등으로 언어의 벽을 뛰어넘어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질투가 빚어내는 가정비극. 동시에 사랑 믿음 인종차별 등 보편적 도덕가치를 담아 낭만적 정서를 극도로 고양시킨다. 연출을 맡은 샘 맨데스는 셰익스피어극 전문극단이랄 수 있는 로열셰익스피어극단과도 작업을 했으며 올리버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선 원작의 해석을 그대로 따르는 한편 현대 군복을 입고 권총을 쓰며 신시사이저와 트럼펫을 연주하는 등 무대와 음악을 현대화했다. 데이비드 헤어우드(오셀로), 시몬 러셀 빌(이아고), 클레어 스키너(데스데모나) 등 출연. 예술의전당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해외 우수공연단체 초청공연으로 기획한 이번 공연은 IMF 한파로 무산될 뻔했다. 그러나 총 공연비의 절반이 넘는 개런티(2억원)를 영국문화원과 외무성이 부담해 준 덕분에 한국공연이 성사됐다. 76년 창단돼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초대 극장장을 역임한 로열내셔널시어터는 3개 전용 극장에 상시적으로 공연을 올리고 있다. 11∼13·18·20일 하오 7시, 14·17·19일 하오 2·7시, 15일 하오2시. (02)5801234<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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