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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유치원가면 안돼?”/IMF한파에 「유치원 중퇴」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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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유치원가면 안돼?”/IMF한파에 「유치원 중퇴」도 급증

입력
1998.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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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실직때문에” 아이들 울먹/원생격감 일부선 폐원채비도 유치원 중퇴생이 늘고 있다. IMF구제금융이후 실직하는 가장이 늘어나고 가계가 빠듯해지자 교육비부터 줄여보자며 유치원 학령아동을 둔 많은 가정들이 자녀를 휴학시키거나 아예 유치원 취학을 포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 대다수 유치원들이 원생이 적어 신학기 개원이 불투명하고 일부 유치원은 아예 문을 닫을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서울시내 일부 유치원들은 졸업시즌을 앞두고 중퇴한 원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예림유치원 송숙현(50·여) 원장은 『14일로 예정된 졸업식에서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야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2년을 함께 다니던 원생 60여명중 15명이 지난해말 중퇴했기 때문이다. 송원장은 『중퇴한 어린이들 집에 연락을 해보면 「아빠 회사가 부도가 났대요」 「엄마가 이제 시골로 가서 살아야 한대요」 「IMF때문에 이제 유치원에 갈 수 없대요」라고 울먹인다』고 말했다.

 송원장은 『고민끝에 학부모의 실직으로 유치원에 다니지 못하는 원생들에게는 출석일수가 약간 모자라더라도 졸업장을 주기로 하고 학부모들에게 졸업식에 참석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장은 『유치원을 중퇴한 어린이들이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길거리에서 얼굴이 마주쳐도 부끄러워 도망쳐버리는 것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여린 동심에 깊은 상처가 남을까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말 남편이 해고된 송모(33·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매달 유치원 교육비 10만8천원에다 예능교습비를 합친 20만원을  감당할 수 없어 딸을 유치원에 못다니게 했다』며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졸라대는 딸을 대할때마다 부모로서 못할 짓을 하는 것같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K유치원도 7세 졸업반 60명 가운데 제대로 졸업하는 원생은 19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만 해도 신입원생이 개원 3∼4개월 전에 마감됐으나 올해는 신입원생 모집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10명도 채 안된다. 『원아들을 모으지 못해 다음달 휴원계를 내기로 했다』는 원장 이모(66·여)씨는 『IMF사태이후  유치원에 취학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절반을 넘고 소규모 유치원의 경우 올해는 신입원생을 한명도 받지 못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강남지역에서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까지만해도 12월 첫 등록접수 전날 엄마들이 밤을 새워 줄섰던 Y, C 등 소문난 유치원들도 아직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한경자 회장은 『전국 4천8백여곳의 유치원중 5백여곳이 신학기 개원조차 못할 형편이고 더많은 유치원이 상반기에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치원 교육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가르치는 중요한 교육과정인만큼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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