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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김 서기관 일문일답·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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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김 서기관 일문일답·주변

입력
1998.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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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신청 36시간만에 서울착 “초스피드”/비행기 탑승전 외신보도나가 한때 긴장/북 대표부선 이 당국에 “차량분실” 신고만 김포공항에 도착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 3등서기관 김동수(38)씨 일가 3명은 『무사히 조선땅에 도착해 감개무량하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김씨 일가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시종 밝은 모습이었다.

 ­망명동기는.

 『FAO북한대표부에서 3년반정도 일하면서 FAO를 통해 많은 식량을 북한으로 들여보냈으나 나아진 것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북한에 다녀온 북한대표부 대사 동지의 「북한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 오늘, 내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역전에 아이들이 굶어 죽어 있는 것을 직접 보았다」는 말에 심한 불안감이 들었다. 대사의 말이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 또 하나의 동기는 황장엽 비서, 장승호 참사관, 장승길 대사의 망명이다. 황장엽 비서와는 아는 사이다. 장승길 대사도 스위스에서 함께 일해 잘 알고 있다. 그런 중요한 사람들이 왜 망명했겠는가. 그런 분들의 망명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 끝에 망명을 결심하게 됐다』

 ○…김씨 일가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한국 및 이탈리아 정부의 신속한 공조로 망명신청후 36시간여만에 서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김씨는 최근 FAO회의장에서 만난 한국측 관계자에게 망명의사를 내비치고, 망명직전 한국대사관에 출발을 알리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은 김씨 일가가 4일 상오 10시30분께(이하 로마 현지시간) 북한대표부를 대표부 소속 르노승용차로 떠난지 30여분만에 대사관에 도착하자 이탈리아 당국에 망명요청 사실을 통보했다. 이탈리아 고위당국자는 5일 상오 대사관에서 이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한뒤 한국대사관 주변에 특별경계를 펴고, 이날 밤 10시30분발 서울행 대한항공 916편에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경찰차량으로 호송하는 등 적극 협조했다. 양국 당국은 이들이 탑승하기전 외신보도가 나가는 바람에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

 ○…전문외교관인 김씨는 80년대말부터 스위스와 노르웨이에서 근무했으며 94년부터 FAO 북한대표부에서 일해왔다. 선장 출신인 부친은 2년전 사망했다.

 정부는 김씨가 북한의 대외활동과 식량난 실태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대표부는 김씨 일가가 망명한뒤 이탈리아 당국에 차량분실신고를 했을 뿐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이탈리아측은 이들의 망명의사를 확인한뒤 르노승용차를 북한측에 돌려주었다.<권혁범·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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