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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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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말 이후 국내에 갑자기 알려진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는 경제학교수 출신이다. IMF의 동남아위기 처방이 가혹하다고 이의를 제기해 눈길을 모은 조셉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 수석부총재도 공공경제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자 출신이다. ◆시카고·MIT대에서 활약한 피셔 부총재는 시장원리를 신봉하는 통화주의 학자로 유명하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스탠퍼드·예일대 강단에 섰으며 「시장의 실패」를 정부가 보완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IMF처방을 둘러싼 이견은 학문적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다. ◆사회과학을 하는 교수들은 자기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고픈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학자가 공직을 맡았다가 학교로 되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면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수가 한번 대학문을 나서면 당장 낙인이 찍혀 강단 복귀가 어렵다. ◆현정부의 청와대에서 일하는 박세일 사회복지수석과 이각범 정책기획수석은 모두 서울대교수 출신이다. 정권이 끝나면 각각 외국에 나가 연구활동을 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발탁과 함께 사표를 써야 했기에 서울대로 돌아가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할 처지다. ◆개각 때마다 교수들이 등용되곤 한다. 왜 꼭 장차관이라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현재 정부부처의 차관보(1급)는 정무직이다. 현행 제도로도 교수 기업인 뱅커등 다양한 인재를 기용할 수 있다. 서로 자리를 바꿔 일하다 본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폐쇄적 풍토를 고치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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