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실형에 재판부의 호된 질책까지/승소불구 회사폐쇄로 주식 “휴지조각” 사돈간의 재산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제그룹 양정모(77) 전 회장과 신한종금 김종호(80) 회장의 신한종금 주식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다툼에서 양 전 회장측이 승소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최세모 부장판사)는 5일 양 전회장이 명의신탁해둔 주식 1백20여만주(액면가 60억여원)를 가로챈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징역 5년이 구형된 김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를 적용,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피고인이 고령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점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최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주식은 85년 국제그룹 해체 당시 양 전 회장이 증여한 것이 아니라 명의신탁한 것으로 판단되는데도 김회장이 끝까지 법적분쟁을 고집해 며느리가 법정에 서는 등 두가정의 불화가 심화한 만큼 중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부장판사는 이어 『사회적인 모범을 보여야할 피고인과 양 전 회장이 재산을 둘러싼 집안싸움을 법정으로 비화시켜 세인의 지탄거리가 된 것이 안타깝다』며 『소송진행과정에서 신한종금이 영업폐쇄조치됐음에도 화해를 끝내 거부하고 분쟁을 종결짓지 않은 것은 재판부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날 판결로 양 전 회장측은 신한종금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됐으나 신한종금에 대한 정부의 폐쇄조치로 주식이 사실상 휴지가 돼 재판의 실익이 없게 됐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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