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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바이러스 ‘조상’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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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바이러스 ‘조상’ 찾았다

입력
1998.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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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사망 콩고 남 혈액서 HIV발견/인간 첫 감염 1940∼50년대초 추정 59년 한 아프리카 남자가 에이즈 바이러스(HIV)로 사망한 사실이 3일 확인됨에 따라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HIV의 족보가 밝혀지게 됐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9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던 미국 록펠러대 데이비드 호 박사와 워싱턴대 토푸 주 박사는 이날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59년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 살고 있던 반투족 남자(39)가 HIV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간이 HIV에 처음 감염된 시기가 1940년대나 50년대초라고 추정할 수 있게 됐다.

 호 박사 등은 『59∼82년 아프리카에서 채취한 1,213명의 혈액샘플에서 HIV의 흔적을 찾던 중 59년 사망한 반투족 남자의 혈액에서 HIV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투족 남자의 HIV유전자를 현재 39세의 남자 HIV 환자의 것과 비교해 반투족 남자의 HIV가 지금 유행하는 HIV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HIV는 매년 그 유전물질중 1%가 모습을 바꿀 정도로 빠르게 변이를 거듭, 지금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A에서 J까지 10가지의 아류가 생성됐으며 이중 현재 B형이 미국·유럽에서, D형이 아프리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약 HIV의 족보를 나무에 비유한다면 반투족 남자의 HIV는 B형과 D형의 가지가 뻗어나온 줄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시몽 웽 호브송씨는 『2차대전 직후에 「빅뱅」이 일어난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HIV족보의 발견은 HIV가 앞으로 10∼15년뒤에 어떻게 변할 지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HIV 환자는 80년대초부터 나타나 전세계적으로 현재 약 4,000만명에 달하지만 HIV가 정확히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다만 HIV가 수십년이나 수백년전 원숭이와 다른 영장류에서 인체로 감염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호 박사 등의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5일자 최신호에 자세히 게재될 예정이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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