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명 「모니카 작전」. 유엔의 외교관들이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작전 준비과정을 지칭하는 말이다. 모니카는 백악관 인턴시절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은 의혹을 받고 있는 24세의 여성. 「모니카 작전」이라는 말속에는 섹스 스캔들로 곤혹스런 미 행정부가 여론을 전환하기 위해 걸프만의 긴장을 획책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깔려 있다. 이른바 미국식 「북풍」인 셈이다. 외교관들은 섹스 스캔들이 그날그날 미 언론에 반영되는 정도에 따라 「모니카 작전」이 임박했는지, 또는 미국이 외교적 노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지를 점치기도 한다.
그동안 미국의 행태로 볼때 섹스 스캔들과 대이라크 군사압박이 전혀 별개라고만 말하기는 곤란할 듯하다. 대외정책은 국내상황의 연장이라는 국제정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91년 걸프전 이후 계속된 미국의 「후세인 때리기」가 미 국내사정과 무관치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정권출범 직후부터 잇따라 터진 화이트워터사건, 트래블게이트 등 위기의 와중에서 언제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경향을 보여왔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마다않는 또다른 이유는 전쟁 특수를 원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91년의 걸프전이 오늘날 미국이 누리고 있는 호경기의 기폭제가 됐다고 단정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당시와 비슷한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유엔 무기사찰을 거부하는 이라크에 대해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부터 뉴욕증시에서는 록히드 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군수업체들의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특히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은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벙커를 파괴하는데 사용될 「스마트」폭탄을 생산하는 록히드의 주가는 한달새 9%나 치솟았다. 전쟁발발시 장세가 폭발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아울러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우려되던 미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라크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데 대한 도의적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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