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고장기업 한라중을 살리자”/목포·영암인들 나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고장기업 한라중을 살리자”/목포·영암인들 나섰다

입력
1998.02.05 00:00
0 0

◎“쌀한되 모으기” 20㎏ 천4백포대 가족에 전달/폐지 2톤 한라제지 기증도 「내고장 기업 우리가 살리자」

 전남 목포시민들과 영암군민들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쓰러진 영암군 삼호면 대불공단내 한라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해 12월초 부도가 난 이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민이 하나가 돼 부도기업 구제에 나선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영암군민들은 제일 먼저 「한라가족돕기 범군민운동추진본부」(위원장 김희규 영암문화원장)를 결성했다. 영암군민들은 지난달초 생계에 위협을 받는 한라직원 가족들을 돕기위한 쌀 한 되씩 모으기운동에 착수했다. 6천9백78가구가 앞다퉈 참여, 열흘만인 22일 20㎏들이 1천4백5포대를 거둬 한라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영암군민들은 이어 폐지모으기운동을 벌여 최근 1차로 폐지 2톤을 대불공단내 한라제지펄프에 무상으로 전달했다.

 지난해 목포개항 100주년을 기념하기위해 구성된 범시민단체인 「목포백년회」(회장 김준형 행남자기 회장)는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등 요로에 건의서를 내 한라중공업의 조기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간곡히 호소했다. 백년회는 이 건의서에서 『한라중공업 부도로 목포지역 경제가 아사상태에 직면해 있다』며 긴급운영자금지원, 선박대금 수금을 위한 은행의 지급보증 재개 등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목포시와 영암군, 한라중공업의 협력업체들이 있는 무안군과 지역의회들도 재정경제원에 같은 취지의 건의서를 보냈다.

 또 「한라중공업협력업체협의회」(공동회장 김종남,함노수)는 관계부처와 대통령직인수위,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를 만나 지역민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신청했다. 한라중공업의 부도여파가 지역경제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라중공업은 최근 임직원의 30%이상을 감원하는 등 필사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IMF한파까지 겹쳐 재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열 회사인 삼호조선소는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매월 철판 2만2천톤을 선박건조에 소비할 정도로 조업이 활발했으나 지난달에는 소비량이 겨우 4천6백톤에 그치는 등 조업률이 20%선으로 떨어졌다. 이달부터는 보유 원자재마저 바닥이 나 3천4백여명의 생산직 사원들이 매월 3∼5일씩 돌아가며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조업중단 직전이다.

 한라중공업 임웅빈(50) 상무는 『주민전체가 지역기업 살리기에 나선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직원이 힘을 합쳐 회사를 살려내 주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영암=강성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