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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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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익(TOEIC)시험이 도마에 올랐다. 미국의 교육평가기관 ETS가 개발한 토익시험은  82년 상륙 이후 「세계화」바람에 힘입어 「전국민의 영어시험」처럼 돼버렸다. 입사, 승진 등에서 토익점수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토익우수자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일까. 1천점 만점에 7백30점 이상을 얻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인들은 4지선다형에 익숙해 실력보다 점수가 좋을 수 있고, 독해는 잘 하지만 듣고 푸는 문제에 약하다. 그래서 토익을 이용한 전형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응시자들의 불만도 높다. 우선 시험 주관기관의 고자세가 지적되고 있다. 결시자들의 경우 종전엔 그냥 다음 시험을 보게 했으나 지난해 7월부터 응시료 할인쿠폰을 주고 차액을 내도록 변경했다. 수험료도 2만5천3백원에서 2만6천6백원으로 올랐다. 성적통지서를 재발급받으려면 본인이 직접 찾아가 3천원을 내야 한다. ◆토익시험 응시자는 지난해에만 56만명을 넘었다. 30여개국에서 시행되는 이 시험의 응시자중 40%가 한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로열티 지급액이 연간 14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일 직업능력개발원의 보고를 받으면서 새로운 실용영어 인증방안을 마련토록 한 것도 외화유출을 막자는 취지다. ◆정작 토익의 개발을 처음 의뢰한 일본에서는 연간 응시인원이 10만명도 되지 않는다. 일본에는 NPT JPT 일본어능력시험 등 여러 가지가 있어 질과 서비스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어학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새로운 영어시험(SNUCREPT)이 3월중 처음으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형 토익의 정착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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