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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재경원 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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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재경원 미묘한 신경전

입력
199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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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총리,구조조정안 발표/김 부총재,비대위안 맞불/새정부 ‘자리’ 알력설도 비상경제대책위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 대표인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와 정부측대표인 임창렬 경제부총리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일고있다는 얘기가 비대위 주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비대위가 출범할 때는 당선자측의 주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재경원의 입김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과 궤를 같이 한다. 여기에는 새정부의 경제책임자위치를 염두에 둔 알력까지 게재돼 있다는 확대해석 마저 있다.

 두사람은 3공시절 재무장관(김부총재)과 재무부과장(임부총리)의 상하 관계였지만 지금은 당선자측대표와 정부측대표로 상대적인 입장이 됐다. 대기업구조조정방안 발표를 놓고 불거진 신경전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임부총리는 2일 비대위 방안과 크게 다른 정부안을 비대위와 사전협의없이 발표했다. 비대위도 다음날 자체 방안을 발표했으나 결국 국민들의 눈엔 혼선으로 비쳐졌다.

 이에 대해 김부총재는 『열심히 하려다 보니 생긴 일 아니겠냐』며 애써 불편한 심경을 숨기면서도 『조율되지 않은 안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임부총리측도 비대위가 최종합의안이 확정되기 전에 재경원안을 되받듯 자체안을 발표한 것은 오십보 백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사람사이의 신경전은 이전부터 있었다는게 정설이다. 김부총재가 외채협상을 위해 뉴욕을 방문중일 때 임부총리는 여의도 비대위 사무실에 김부총재와 비슷한 크기의 집무실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비대위 실무자들은 이때 『갑자기 부총리방을 비대위 사무실에 만드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재경원측은 『대국회업무를 위해 여의도에 임시사무실이 필요했다』고 해명했으나 집무실은 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비대위의 한 실무자는 『김부총재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면 임부총리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집무실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총재는 뉴욕 방문중 임부총리가 5대그룹 기조실장을 불러 개혁실행계획을 재경원에 제출토록 한 데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때문에 새 정부가 대기업개혁에 직접 개입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임부총리는 지난달 뉴욕 외채협상단 파견시에도 협상대표를 정덕구 차관보로 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 협상단 수석대표였던 김부총재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당선자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의 산실이 돼야 할 비대위에서 내부갈등이 있다는 지적은 안타까운 일이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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