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틈타 합작·M&A 본격화 자동차 「빅3」의 선두주자인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 그룹과 자동차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미국 회사들의 아시아 시장 공략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GM과 포드 등 미국 회사들은 아시아 지역의 금융위기를 이 지역 진출의 호기로 판단, 합작 파트너와 인수·합병(M&A) 대상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불안등을 놓고 고심해 온 미국 회사들이 값싼 숙련 노동자와 유리한 인수조건등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GM측이 대우와의 협상을 보다 「공격적」으로 이끌겠다고 호언하는 등 미국 회사들의 아시아 공략은 무차별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회사들이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을 제외한 이 지역의 자동차 수요는 2000년에는 1,000만대(생산능력은 1,500만대), 2005년에는 1,5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576만대에 불과했던 95년과 비교해도 시장이 얼마나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최후의 격전지가 될 이 지역 시장을 놓고 유럽 일본과 3파전을 치러야할 미국 회사들은 아시아 금융위기전부터 이미 이 지역에 눈독을 들여왔다. 진출의 선봉은 GM이 맡고 있다. GM은 자동차매출에서 지난해 현재 37%(310만대)인 해외부문 비율을 2000년까지 50%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GM은 태국을 동남아 수출 전진기지로 삼고 이미 공장을 짓고 있다. GM은 또 필리핀에 2억6,600만달러를 투자해 조립공장과 트랜스미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2000년 생산목표량이 300만대인 중국과도 제휴의 손길을 뻗어 놓았다. 지난해 6월 15억7,000만달러라는 미·중 사상최대의 합작회사 「상하이(상해)GM」을 설립한 GM은 「뷰익」모델을 생산, 21세기 최대시장인 중국 공략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일본 마쓰다 자동차의 경영권을 인수한 포드도 아시아 지역을 수출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을 실천해가고 있다. 포드는 5월부터 태국에서 연간 13만5,000대 규모의 픽업트럭을 생산할 예정이며, 중국 지앙링자동차와 함께 상용차를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경영전략인 「포드 2000」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2%대에 머물고 있는 이 지역 시장 점유율을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회사들이 어떤 회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지는 베일에 가려있다. 협상 상대방과 조건들이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기 때문이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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