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기 좀 보렴! 구름이 수다쟁이들처럼 하늘에 모여 있는 게 보이니? 저기 좀 보렴! 연못에 정자가 비치는 게 보이니? 새들이 재재거리는 소리 들리지? 아아, 따스한 흙 냄새. 우리 이 비 맛 좀 볼까?』 죽음을 앞둔 할머니돼지는 손녀돼지와 산책을 하면서 세상과 삶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일깨워준다. 호주작가 마거릿 와일드가 쓴 「할머니가 남긴 선물」은 동화책으로는 특이하게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할머니와 손녀돼지는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죽음이 다가오자 할머니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반납하고 외상값을 갚는다. 마무리해야 할 일들을 차분히 정리한 할머니는 산책길에서 손녀에게 마지막 선물을 전한다. 연필 스케치에 수채화 물감을 엷게 바른 삽화가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승화시킨다.
시공사 발행/6,5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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