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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평론집 ‘소설은 탈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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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평론집 ‘소설은 탈주를 꿈꾼다’

입력
199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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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새로운 리얼리티다” 문학평론가 이광호(35·서울예전 교수)씨가 세번째 평론집 「소설은 탈주를 꿈꾼다­이광호의 소설 읽기」(민음사 발행)를 냈다. 지난해 한국일보에 격주간 문학평을 연재하며 호평을 받은 젊은 평론가의 오늘날 한국문학에 대한 날카로운 글 모음이다.

 이씨는 자신의 글들을 「농담에 관한 농담」이라고 말한다. 농담은 진지함의 거부가 아니라 진지하게 살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야유이며 진지함을 가장한 논리의 폭력에 대한 빈정거림이고 소설은 곧 농담이며, 자신의 평론은 그 농담에 대한 농담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역설에서 오히려 소설은 용서받을 수 있다며 90년대 한국소설의 지도를 그린다. 「문학이 병들었다. 문학이 죽어가고 있다. 문학이 위독하다. 문학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는 따위의 풍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한 90년대 초 이후 우리 문학의 상황을 그는 문학일반론과 개별작가론을 통해 점검한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자신이 처한 생존의 조건을 생성의 조건으로 바꾸는 싸움, 자신의 불우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스스로를 갱신해 가는 싸움, 이것이야말로 문학이 가진 최후의 희망이며, 최초의 희망이다』

 90년대 소설문학의 특징적 경향인 「가족소설」과 「여행소설」에 대한 해부에 이어 성석제 이순원 김소진 박경철 조경란씨에 대한 그의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작가론은 바로 이러한 문학의 위기론을 넘어서려는 몸짓이다. 『우리는 이제 「문제는 리얼리즘이다」라는 저 지겨운 수사를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문제는 새로운 리얼리티다」』는 그의 선언은 희망적이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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