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혼성반확대 “추근대면 어쩌나…”/중고교실 “노터치” 비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혼성반확대 “추근대면 어쩌나…”/중고교실 “노터치” 비상

입력
1998.02.03 00:00
0 0

◎언어폭력·엿보기 등 차단 부심/금지사항규정 사례집 배포도 서울시교육청이 현재 시내 29개 중·고교에서 시범 운영중인 남녀혼성반 제도를 3월부터 2백79개 모든 남녀공학 중·고교로 확대키로 하자 이성간의 「노터치(No­Touch)」 대책을 강구하느라 학교마다 비상이 걸렸다.

 이성간의 일방적 또는 쌍방적인 신체접촉은 물론 언어폭력 엿보기 거친행동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남녀간의 역할인식을 통해 폭력을 예방하고 좋은 학습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남녀혼성반 제도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C고는 성희롱을 규정한 관련 도서를 활용해 학생들을 교육시키기로 했다. 또 B중은 이성간에 금지사항 등을 규정한 30쪽 짜리 사례집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나눠줄 방침이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신체접촉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해야 할 지 몰라 난감해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쫓아다니면서 감시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다.

 최근 수년간 남녀학생간 갈등이 심했던 D상고는 신체접촉을 유발할 수 있는 과다노출과 과잉치장을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속어·비어 사용, 남녀차별 언행, 음담패설 등을 차단하기 위해 「미운말 고발함」을 만들 계획이다.

 복도 끝을 커튼으로 막아 여학생 탈의실을 설치한 K중은 여교사로 당번을 편성해 수시로 순찰까지 벌일 계획이나 이 곳을 엿보려는 남학생들을 단속하기엔 역부족이어서 골치를 앓고 있다. 교사들은 교실 등 별도의 공간을 탈의실로 만들지 않는 이상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워 당국의 시설개선비용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S고의 경우 학급회의를 열어 학생 스스로 교내에서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만들도록 할 예정이다. 학교측은 ▲등이나 팔을 건드려 이성을 부르는 행위 ▲우의를 표시한다며 손을 만지는 행위 ▲가슴이나 다리 등 민감한 부분을 무례하게 접촉하는 행위 등은 엄격히 금지토록 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중·고교가 남녀혼성반제 시행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은 제도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남녀학생의 신체접촉이 동반가출로 이어지고 사소한 폭언이 폭행으로 비화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7억여원을 투입, 탈의실을 새로 설치하고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는 등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생활지도와 성교육도 강화해 이 제도의 장점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G중 남모(40)교사는 『학급당 인원이 50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남녀혼성학급제를 실시하기는 무리』라며 『시행전에 품위있는 사생활 공간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호·유병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