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않고 좋은 연극 소개 ○…대학로의 「신종삐끼」들이 다시 극성이다. 「벗는 연극」의 표를 파는 삐끼가 등장한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세련된(?) 방법을 동원하는 이들의 수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보다못한 연극애호가 모임 「하제마을」은 연극협회와 함께 적극 홍보에 나서 주말 대학로에서는 「나쁜 삐끼」와 「좋은 삐끼」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삐끼들은 교묘한 위장술을 사용한다. 예전엔 「벗는 연극」의 공연장 주변에서 『화끈한 거 있어요』라고 표를 팔았던 반면 이제는 연극포스터가 붙은 게시판 앞에서 행인들에게 『좋은 연극을 알려주겠다』며 접근한다. 유명한 배우·연출자의 연극포스터를 가리키며 『이 작품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배우가 안 나옵니다』 『이것도 좋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미 매진입니다』라며 따돌리고 갖고 있던 표를 천연스레 판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도 이같은 속임수로 피해를 본 경우.
○…더욱 큰 문제는 불황이 심해지면서 「벗는 연극」이 아닌 작품조차 삐끼들의 유통자본에 잠식되고 있다는 점. 극단 76단의 「지피족들」 표가 선매로 넘겨져 삐끼의 손에서 팔리고 있다. 이들은 통상 1만5,000원짜리 표를 5,000∼7,000원에 사서 선심 쓰듯 할인까지 해주며 팔아 차익을 남긴다.
○…하제마을의 양창영대표는 『삐끼들을 몰아내는 것은 연극인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며 『진짜 좋은 연극을 소개하는 활동을 계속하다 보면 삐끼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제마을은 극단으로부터 실비를 받고 30여편의 연극·콘서트정보를 담은 문화공연소식(격주 발간)을 무가로 배포한다. 주말에 활동하는 「좋은 삐끼」들은 표는 팔지 않고 정보만 전달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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