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를 보는 중국 언론의 시각은 착잡한 경계심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중국인 특유의 자기중심적인 입장과 외국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상하이(상해)에서 발행되는 해방일보는 최근 「외환위기가 한국인들의 낡은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한국이 지금 겪고 있는 금융위기는 정부관리, 기업경영자들로 부터 일반서민에 이르기까지 수십년동안 내려온 그들의 통념을 다시 숙고하게 한다. 40여년의 현대화 건설과정을 거쳤으면서도 한국의 경제사회체제는 아직도 일개 작은 촌락의 관리체계와 유사하며 사회의 경제운용은 거의 대부분 개인간의 인정교류에 맡겨져 있다. 이는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엄정한 회계체계 및 금융투명도와 격렬한 충돌을 빚었으며 한국인들의 전통적 금융관념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 명백히 가려졌다. 그리고 금융위기는 한국기업들의 연공서열의 낡은 관습도 타파할 기회다. 우려되는 것은 한국에서 구질서가 지금 몰락으로 치닫고 있으나 신질서는 아직 탄생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런 비아냥에 기분이 좋을리 없지만 일면 일리있는 지적도 많다. 중국 중앙TV가 한국 국민이 외환위기를 이기기 위해 금붙이를 내놓는 것을 방영하자 츠즈즈신(적자지심·어린아이 같은 마음·애국심)이 대단하다고 추겨 세우면서도 이같은 행동은 「한컵의 물로 한수레의 장작불을 끄는 것(비슈처신·배수차신)」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중국인들이다.
한편 중국 언론은 동남아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태도를 「자국이익을 위해 적절히 이용」하는 식으로 분석하면서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 결코 파국까지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결국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통해 자국의 자유시장경제 모델이 동남아의 모델보다 월등히 우월함을 증명해 보이는 한편 과열된 미국경기를 식히는데 이용했다고 중국 언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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