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5백㎘ 소주원료 1개월분 소주의 원료인 조주정(완전히 정제되지않은 에탄올)을 공급하는 업체가 음료용이 아닌 연료용 조주정을 수입, 국내 소주업체에 공급할 예정이어서 89년의 「우지라면 파동」과 비슷한 사태가 우려된다.
1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조주정 수입사인 H사는 프랑스 소페시아(Sofecia)사를 통해 미국 화학제품회사 ADM측으로부터 연료용 조주정 7천5백㎘를 수입, 국내 주정회사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수입되는 조주정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1개월이상분의 소주를 만들 수 있는 양이며 지난해 12월말 미국 뉴올리언스를 출발, 3일께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은 연료용 조주정이 제조과정에서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인체유해성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며 술 제조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법은 조주정을 음료·연료용으로 구분하지 않는데다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무거워지자 업계가 알코올농도 99%이상으로 음료용(95%)보다 훨씬 높은 연료용에 물을 타 희석시킨뒤 소주용 원료로 사용할 것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사가 이번에 들여오는 조주정은 가격이 ㎘당 3백60여달러로 음료용보다 ㎘당 20여달러나 싼 것으로 전해졌다.
H사측은 ADM측이 소페시아측에 보낸 「문제의 조주정이 적절한 정제과정후 음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순수곡물 주정원료로서 인체에 해가되는 물질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품질 설명서를 근거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DM측은 최근 국내대행사인 S사에 보낸 공문에서 「소페시아측이 구매한 조주정은 연료등급(fuel grade)」이라고 확인하고 「연료등급 조주정의 경우 알코올순도와 산도 외의 다른 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혀 음료용으로 사용할 경우 무해하다는 확인은 해주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소주원료인 주정의 80∼8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이 가운데 조주정은 20%가량을 차지한다.
조주정을 정제해 소주제조회사에 공급하는 주정회사들과 식품전문가들은 문제의 연료용 조주정이 수입되면 정밀한 성분분석을 통해 인체 유·무해여부를 가려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태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