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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인니 복병’/민간모라토리엄땐 금융계·기업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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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인니 복병’/민간모라토리엄땐 금융계·기업 타격

입력
199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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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외채협상의 타결에도 불구,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 외환위기 극복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 일부 외국계 은행은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이 일본과 거의 같은 규모에 이르기 때문에 모라토리엄(대외지급유예)이 선언되면 우리나라의 외환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늘어난 외채의 상당 부분이 이같은 부실·과잉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1일 산업은행은 「인도네시아의 모라토리엄 가능성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모라토리엄이 선언될 경우 국내 금융계 및 기업의 자금회수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감소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은행과 종금사가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자금은 지난해 3월말 현재 각각 34억달러와 15억6,000만달러 등 모두 49억6,000만달러이며,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수는 96년말 현재 10억6,600만달러에 달하는 등 총투자규모는 60억2,600만달러에 이른다고 산은은 밝혔다.

 따라서 모라토리엄이 선언되면 대출 또는 투자에 대한 원금 및 이자 회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돼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은 악화하고 기업대출은 위축되는 등 자금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과실송금의 중단은 물론 현지사업의 가동중단 및 투자자금 회수 불투명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계 관계자들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인도네시아 투자규모가 공식적으로 파악된 것 이외에 역외금융, 리스사 등의 현지 정크본드 투자, 파생금융상품 투자 등을 포함할 경우 상당한 액수에 이르며, 일부 미국계 은행은 한국의 투자규모가 일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 급격히 늘어난 외채의 상당부분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부실·과잉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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