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의 불황이 길어질 조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도서구입비를 비롯해 문화관련 비용을 절반정도로 줄이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대형 출판사, 도매상들의 부도가 이런 소비행태 변화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재고도서 처리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도서판매 유형은 신간도서, 도서대여점, 중고도서 판매점으로 구분되지만 여기에 재고도서 판매점이 틈새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할 때가 왔다.○과학·고전 등 스테디셀러 안전
▷책 고르기◁
우선 취급하려는 책의 종류를 정해야 한다. 여기서 수요예측은 필수다. 시기가 지나면 효용이 떨어지는 정보관련 서적이나 해를 넘긴 학습도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과학서적, 고전 등 스테디셀러나 마니아를 확보한 전문잡지 등을 중심으로 하면 무리가 없다. 학습참고서 잡지 사전류는 도서정가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출간일과 상관없이 출판사가 거래조건에 따라 싸게 팔 수 있고 단행본 등 일반서적은 출간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임의판매가 가능하다.
○정가 10%안팎에 구매 가능
▷거래선 확보◁
97년 한해동안 국내 신간은 2만7,00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신간이 출간 후 1년도 못되어 재고로 남으므로 헌 책을 사들이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다양한 책을 확보하기 위해 30여개에 이르는 도매상과 먼저 접촉하는 것이 좋다. 출판사와 거래를 원하면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명단을 입수, 직접 상담하면 된다. 구매조건은 출판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괄구매의 경우 정가의 10% 안팎으로 예상된다.
○일괄구매 부담… 체인화 필수
▷체인화 계획◁
재고도서는 일괄구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점 한 곳에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출판사들은 보통 초판 3,000부를 만들고 수요에 따라 3,000부 단위로 계속 찍어낸다. 따라서 체인화 작업이 필수다.
○원가의 2배에 판매 가능
▷수익예측 및 마케팅 방법◁
이 사업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국내 도서대여점에 준해서 수익을 예측해 보자. 도서대여점은 회비 3,000원에 1회 대여료로 800원 정도를 받고 있다. 재고도서 전문점은 평균 도서정가 7,000원의 20%인 1,400원에 판매할 수 있다. 도서대여점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므로 경쟁력이 충분하다. 더욱이 병원 미용실 등 대기 손님이 많은 곳을 대상으로 과월호 영업을 한다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PC통신에 재고도서판매 코너를 개설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통신 이용자들에게 판매하는 목적 외에도 회원들에게 신착 도서목록을 알려주고 통신을 통해 주문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유통구조 축소… 일서 호황
▷컨설팅◁
도서 유통구조는 출판사→총판→중간도매상→서점의 네 단계가 보통이다. 최근 일부 아웃렛에서 최고 35%까지 책을 싸게 파는 것은 유통구조를 두 단계로 축소한 결과다. 이 사업도 두 단계 유통구조로 가능하다. 또 출판사들은 재고도서를 폐지로 판매할 때 ㎏당 130원을 받는데 비해 10% 정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를 꺼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몇몇 대형 출판사에 문의한 결과 창고문제로 재고판매를 희망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재고구매 안내를 신간도서에 게재해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비자들의 호응도 애서가들을 공략한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일본에서는 90년 들어 재고도서 전문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027613511>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02761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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