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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기업사냥 ‘적색경계령’/‘대우통신사건’으로 재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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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기업사냥 ‘적색경계령’/‘대우통신사건’으로 재계 비상

입력
199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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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이상 확보 20사 달해/M&A전문펀드 지원 의혹도/그린메일 경우에도 큰 피해 미국계 투자신탁회사인 아팔루사사가 주식매집을 통해 대우그룹을 제치고 대우통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1일. 대우그룹은 비상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아팔루사측의 의도를 분석하고 경영권방어 대책을 논의했다. 대우측은 일단 아팔루사가 지분신고서에서 밝힌대로 「단순투자」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다각적인 경영권방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아팔루사사는 과연 단순투자용으로 대우통신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을까. 현재로서는 실제 목적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다.

 ◆기업사냥신호탄 가능성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대우통신 사건」이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사냥우려가 현실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전면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통신 뿐 아니라 상당수 우량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이 상당 수준까지 달하고 있는데다 자금동원 능력 등에서 국내기업들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이후 외국자본 유입이 봇물을 이루면서 일부 우량기업들은 이미 외국인 지분이 최대세력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말 29%선이던 외국인 지분이 지난달 31일에는 34.97%로 급증해 삼성측의 지분을 앞섰고, 주택은행 삼성전관 SK텔레콤 등도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해당기업들은 이와관련, 『외국인지분이 30%를 넘어서고 있지만 불특정다수의 외국인들이 분산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반해 전문가들은 외국투자자들의 주식 매집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징후와 외국 기업사냥꾼들의 생리로 볼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 사냥꾼들의 지원의혹 무엇보다 특정 외국자본이 전체 지분의 5%이상을 확보한 국내기업이 이미 20개사에 이르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M&A세력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계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과 LG해상화재보험 지분을 각각 6.69%와 6.09%까지 확보했고, 미국계인 오크마크펀드의 롯데칠성 지분은 무려 9.94%에 달한다. 외국인지분을 「불특정 다수」라고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게 된 셈이다. 특히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이들 투자펀드와 투자회사들은 다국적기업인 동시에 기업사냥의 전문가들이 이끌고 있는 제너럴 일레트릭필립모리스 듀퐁 등 거대기업들의 지원을 받거나 연계돼 있어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은 1∼2곳의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을 통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거나, 1∼2개 투자펀드가 특정기업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이 짙다』면서 『특히 미국기업들은 자금동원력과 M&A기법에서 국내기업을 압도하고 있고 90%이상의 M&A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린메일 노림수일수도 외국자본이 기업사냥을 가장해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기는 상황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매집, 주가를 올려놓은 뒤 경영권을 위협하면서 주식을 고가로 되사가라고 위협하거나, 제3의 M&A세력에게 지분을 팔아넘기는 그린메일 전략을 구사할 경우 해당기업의 피해는 클 수 밖에 없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경영방식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많기 때문에 외국 특정자본이 기업사냥에 나설 경우 힘을 모으기가 그만큼 쉽다』면서 『특히 그린메일은 해당기업뿐 아니라 증시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게되는 데도 기업들의 대응은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지적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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