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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쓰는 디자인이 환경보호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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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쓰는 디자인이 환경보호 지름길”

입력
199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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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교양필수 강좌 ‘그린 디자인’ 큰 호응 「겉모양이나 쓰임새만을 위한 디자인은 싫다. 덜쓰는 디자인, 덜 남기는 디자인을 찾는다」

 국민대 조형대학이 지난 학기부터 개설한 교양필수과목 「그린(Green) 디자인」의 정신이다. 환경보호를 법적 규제나 캠페인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제품생산의 디자인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건축·공업·시각 디자이너, 소재부문의 산림자원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의 관계자가 각각 3주씩 강의를 맡고 있다.

 이 강좌를 고안한 윤호섭(54·시각디자인) 교수는 91년 강원 고성군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때 헌 노끈으로 행사포스터를 만든 주인공. 환경련과 한국일보사의 음식물쓰레기줄이기 등 각종 캠페인에 사용되는 홍보물도 직접 제작했다. 강의에 사용되고 버려지는 컬러프린팅 용지를 모아 주요행사의 커팅테이프로 활용하기도 한다. 95년 10월 교내 환경조형전 「그린 21」행사 때는 이 테이프를 가위대신 손으로 찢는 개막식을 기획, 초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방명록을 없애고 테이프에 직접 사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보았다. 윤교수는 『옷감과 염료, 종이는 덜 쓰는 만큼 환경이 지켜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교수의 강의에는 미국 일본 등 환경선진국들을 다니면서 경험한 환경디자인 사례와 환경정신을 소개하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색연필의 끝을 비스듬히 잘라 색연필 표면의 색채코팅을 생략한 사례, 엔진오일 통에 큰 두껑을 달아 오일 교환시 폐유를 모으도록 한 용기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학교측은 강좌 내용을 모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윤교수는 첫학기를 마친 심경을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심정』에 비유했다. 3년 후 학생들이 졸업전에 제출할 작품에는 「그린 디자인」이 듬뿍 담겨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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