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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정원모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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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정원모델 나왔다

입력
199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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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 한상경 교수 ‘아침고요 수목원’ 가평에 조성 「어머니 젖가슴처럼 포근한 동산, 장독대 싸리문 초가집 물레방아…」

 추억속의 전원 풍경을 2평 남짓의 공간에 축소한 한국식 정원모델이 경기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있다. 삼육대 원예학과 한상경(48) 교수가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의 정원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토대로 지난해 조성한 「아침고요 원예수목원」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연못과 석등으로 특징되는 그들만의 정원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자연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정원에 관심조차 없다. 이같은 「자괴감」이 한교수로 하여금 사재까지 털게 했다. 또 91년부터 2년여간 미국과 캐나다에 교환교수로 재직하며 「가든=불고기집, 횟집」을 연상하는 부끄러운 현실도 한국정원을 만드는데 촉매가 됐다.

 그는 『미국이나 캐나다의 광활한 평야, 거대한 산, 울창한 숲 등은 식상하기 쉽지만 한국의 자연은 완만한 곡선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해 음미할수록 정감이 솟는다』고 말한다. 조금만 손질하면 자원빈국을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한교수의 주장처럼 「아침고요」는 우리꽃과 나무 2,000여종을 이식하면서도 50년넘게 자란 잣나무와 침엽수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축령산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한반도의 지도형태를 본딴 「하경 정원」, 봄이면 300여종의 아이리스가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는 「아이리스 정원」, 우리꽃으로만 단장한 「야생화 정원」, 나무마다 전통시를 달아놓은 「시가 있는 정원」등으로 4만여평의 아침고요는 짜임새가 있으면서 아늑하다. 특히 테마정원 「정원 나라」에는 구불구불한 하천, 오솔길과 소나무, 청자·백자의 장독대 등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재연하면서 주택정원에 적합한 모델이 전시돼 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괴암석이나 몇백만원짜리 나무를 옮겨놔야 정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길가의 돌 하나, 풀 한포기, 버려진 멧돌 등이야말로 더없이 훌륭한 우리 정원의 소재』라고 말했다.

 원예학을 공부한 제자들이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도심에서 방황하는 모습에 그는 안타까워 한다. 『원예학은 흙으로 돌아가지 위한 길』이라는 한교수에게 아침고요는 「삶과 철학의 논문」이었다. 연락처:(0356)84­6703<가평=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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