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동향이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다. 뉴욕 채권협상 타결 이후 지난달 30일 종합주가지수는 39.69포인트(7.65%)나 급등,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급등세는 31일에도 이어져 주가지수가 한때 587.99까지 치솟다가 전날보다 9.05포인트 오른 567.38로 마감됐다.IMF구제금융 신청 이후 증시가 오랜 폭락을 거듭했으므로 주가의 반등과 상승기조 전환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장 지표의 움직임이 대부분 그렇듯 단기간내 급격한 상승은 급락과 다름없이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요즘 주가동향은 상승폭과 속도, 시장 에너지의 특성, 증시 주변여건 등에서 심상찮은 면이 많다. 주가지수는 지난해 12월24일 351.45포인트를 바닥으로 수직상승, 이날까지 무려 60% 이상 치솟았다. 실세금리가 연 30%대를 오르내리는 살인적 고금리시대라지만 한달간 차익률 60%는 결코 정상이 아니다.
또 최근 증시는 외국인 자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금융장세의 성격이 짙다. 환율이 오르자 외국인들은 시세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리고 국내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일정 수익률을 달성한 뒤 미련없이 손을 털고 나갈 것으로 우려된다. 증시 안팎의 여건도 불투명하다. IMF한파가 시작된 지난 12월중 3,000개 이상 기업이 쓰러졌고 산업활동 지표도 생산 소비 투자 고용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유례없는 먹구름 일색이다.
주식투자가들은 모처럼 상승국면에 왜 찬물을 끼얹느냐고 불만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경제 전반이 침체를 벗기 어려운 IMF 상황에서 유독 증시만 활황을 구가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더욱이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특정 주식에 쏟아붓는 투자가들이 많다는 보도도 있어 정말 안타깝다.
아무쪼록 소액투자가들은 뇌동매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당국은 지금이 핫머니 충격을 완화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임을 지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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