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 옷 어때요. 이건 제 거구요, 저건 어머니드릴려고 골랐어요』『정말 예쁘다. 넌 정말 옷고르는 데 안목이 있구나』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 창동 창일중학교 소강당에서 열린 「알뜰시장」.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학용품 가방 책 옷 생활용품들을 가져와 학급별로 전시해 놓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골라가게 하는 이 행사는 바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
97년 4월 처음 시작된 이 학교의 알뜰시장은 학교아나바다운동의 원조격. 학생들에게 물건을 아껴쓰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시작돼 그간 8차례 실시되면서 학생들에게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알려져 다른 학교에까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알뜰시장은 학생들이 가져온 물건에 따라 쿠폰을 1∼10매씩 나눠주고 이 쿠폰으로 필요한 물건을 골라가게 하는 방식. 행사마다 주제를 정해 그 시기에 필요한 물품을 한 데 모았다. 4월 첫 행사는 「새학년맞이」, 6월에는 여름맞이, 9월에는 교직원들이 내놓은 물건을 중심으로 한 간이알뜰시장을 열었다. 10월에는 매년 실시해오던 바자회를 겸한 알뜰시장, 11월에는 도서알뜰시장을 열었고 12월에는 학급별 운영과 수익금을 겨루는 콘테스트형식으로 학생들의 높은 참여를 끌어냈다. 오창환교장은 『외제학용품과 고급운동화 의류를 탐내던 학생들이 이제는 남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는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게 된게 가장 큰 성과』라고 꼽는다. 그는 알뜰시장에서 고른 넥타이를 직접 매고 다닌다.
알뜰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교복. 다음달에는 「교복물려주기 알뜰시장」을 열 예정이다. 교복물려주기는 해마다 해왔지만 졸업생과 신입생의 연결고리가 없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해에는 졸업식이 끝난 뒤 졸업생들이 옷을 기증하면 강당의 한켠에 크기 별로 걸어놓을 예정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송옥순교사는 『신입생들은 새 교복을 입고 싶은 욕심도 있겠지만 「새 옷보다 깨끗하고 단정한 차림새」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적극 동참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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