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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형제 법대에 “나란히”/서울대 이색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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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형제 법대에 “나란히”/서울대 이색합격자

입력
1998.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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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출신 만학 34세 “최고령 영예”/뇌성마비 2명도 무난히 합격 기쁨9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는 30대 농부출신의 철학자지망생이 최고령으로 합격하고 쌍둥이 형제가 법대에 나란히 합격하는 등 여러 이색 합격자가 배출됐다. 또 중증의 뇌성마비 장애인과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주인공들도 많았다.

○…인문대 철학과를 지원한 최고령합격자 김기성(34·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씨는 82년 영동농고를 졸업한 뒤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부. 그러나 이듬해 상경, 슈퍼마켓 배달원, 접시닦기, 요리사 등을 전전하던 중 89년 안병욱 숭실대 명예교수의 책을 읽고 철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이때부터 술, 담배를 완전히 끊고 학자금으로 쓸 적금을 부으며 꿈을 키웠고 94년에는 내신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충북 영동고에 입학,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는 집념을 보였다.

○…법대 법학부에 나란히 합격한 김용관(21·광주대동고 졸)·용택(전남대사대부고 졸) 쌍둥이형제는 『가장 두려운 경쟁자』라고 서로를 축하했다. 이들은 각각 96년 연세대 기계공학부와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입학했으나 1년뒤 진로를 바꿔 「재수」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뒤 어머니(61·서울 성북구 정릉3동)를 도와 형제를 함께 돌보아온 여섯누나들은 『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검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놀랐으나 워낙 집념이 강해 해낼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뇌성마비장애인으로 지원때부터 관심을 끌었던 이수민(19·제주 서귀고3)군과 정태관(23·선덕고 졸)씨가 『수학능력이 충분하다』는 서울대측의 판정에 따라 합격의 기쁨을 안았다. 자연대 자연과학부에 합격한 이군은 『모든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열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한 조애희(20·부산 삼성여고 졸)양은 부모가 모두 거동이 불편한 1종거택보호대상가정의 장녀. 매월 생계비 40만원을 보조받는 가난 속에서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은 조양은 지난해 부산대 영문과에 합격했으나 휴학한뒤 독학으로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한덕동·정광진·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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