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5일 삼청동 「안가」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보스니아 및 사이프러스 담당특사인 리처드 홀브룩 전 미 국무부 아·태담당차관보와 만나 1시간여동안 양국간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두 사람은 공식면담에 앞서 15여분여동안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눠 클린턴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면담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 대사와 비상경제대책위 수석대표인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 등이 배석했다.
▲홀브룩 특사=만델라 대통령처럼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는데 앞으로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처럼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의 상황은 아시아 다른 나라의 금융위기와 구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린턴 대통령 등도 공개적 언급은 못하지만 그러한 느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오는 화요일 클린턴 대통령은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거명하지 않지만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해 언급할 것이다. 미국 금융시장도 한국의 조건이 타국보다 더 좋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신정부의 개혁의지가 덜 보이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당선자의 개혁의지를 계속 홍보할 필요가 있다.
▲김당선자=IMF체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사정이 고통분담을 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을 위해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8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정도로는 외채 이자갚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므로 외국투자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이 어려웠을 때 우리가 구매사절단을 파견해 도왔듯이 이번에는 미국이 우리를 도울 때이다. 슈퍼 301조 발동 등의 무역요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스워스 대사=난국속에서 미국의 이익을 취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당선자=미국이 어려운 시기에 301조를 들고 나오지 않은 것은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지도자들을 만났을 때 어려운 시기에 어업협정을 파기하면 약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비쳐지므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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