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뒷전… 위기돌파용 이라크 공습설/캔터 전 상무 등 거물급들 변호인단에 합류/27일 르윈스키 증언여부가 분수령될듯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전 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24)간의 섹스 스캔들이 대통령의 사임위기로 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금융위기, 이라크사태, 중동사태 등 화급한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심지어 클린턴이 위기 돌파를 위해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미 정계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25일자에 사설을 싣고 르윈스키 스캔들이 국내외 정세에 더이상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백악관측이 신속하게 행동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신문과 방송들은 이번 사건이 자칫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성추문으로 인해 하야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있다. 스캔들 자체도 당사자들의 통제를 벗어난 듯한 인상을 주고있다.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르윈스키측은 이날 케네스 스타 검사측과의 협상에서 면책특권이 부여된다면 증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따라 양측간에 협상이 타결될 경우 27일로 예정된 화이트워터 재판 담당 대배심에서 르윈스키가 클린턴과의 성관계 및 위증교사 부분에 대해 직접 증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이후 협상을 거듭하고 있는 양측은 현재 르윈스키의 증언 실현에 무게를 두면서 완전면책 또는 부분면책 등 조건을 절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윈스키의 증언여부와는 별도로 성관계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클린턴과의 성관계 횟수 및 오럴섹스 사실에 관한 르윈스키의 고백과 클린턴의 정액이 묻어있다는 르윈스키의 드레스 등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악화하자 클린턴대통령은 미키 캔터 전상무장관, 해롤드 이키스 전백악관 비서실차장 등에게 급히 원조를 요청해 변호인단을 강화했다. 여기에 이번에도 남편을 두둔하고 있는 힐러리여사가 합세했다.
백악관측은 화이트워터 사건 공판당시 수전 맥두걸 피고가 다른 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클린턴과의 공모부분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해 그를 구해준 것처럼 르윈스키에게도 묵비권을 행사토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르윈스키가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경우 그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아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백악관은 또 특별검사측이 르윈스키로부터 증언을 청취하는 과정이나 그를 전격 신문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가려내 이를 부각시킬 방침이다.
아무튼 현상황에서 클린턴의 정치생명은 르윈스키의 증언 내용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르윈스키와 특별검사측간의 절충에 따라 그가 최소한 클린턴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만 증언한다고 해도 클린턴은 내외의 사임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장인철·배국남 기자>장인철·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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