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삼관을 깰까」. 새해 일본바둑계의 관심은 조치훈 대삼관의 아성을 누가 허물까 하는데 쏠려 있다. 14일 막이 오른 제22기 기성전 도전7번기 첫판에서 조치훈 기성은 도전자 요다 노리모토(의전기기)를 불계로 가볍게 일축했다. 그러나 요다9단이 대삼관을 2년 째 지키고 있는 조치훈 9단의 도전자가 되자 일본 바둑계는 「대삼관을 허물라」는 화두를 요다에게 주문하고 있다. 대삼관은 일본의 3대기전인 기성 명인 혼인보 타이틀의 동시석권을 말한다. 요다는 역시 대삼관탈환의 유일한 선봉장으로 꼽힌다. 「한국기사 킬러」라는 별명답게 그는 96년말 유창혁 9단을 꺾고 제1회 삼성화재배 우승, 제3회 응씨배 준우승을 거두는 등 국제기전에서는 조 9단을 오히려 능가한다.또 90년 첫 대결 이후 모두 24차례(제22기 기성전 도전1국 제외)에 걸친 대결에서 조치훈 9단이 13승11패로 근소한 우세를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호각지세다. 구체적으로는 8판이 반집 승부였다. 요다가 기성전 도전1국 패배 이전 최근 대결에서 2연승을 거뒀다는 사실은 그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두 기사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성적에서도 조 9단이 26승13패, 요다 9단이 36승18패로 승률(66%)까지 똑같았다.
하지만 조치훈은 기성 명인 혼인보 등 3대 타이틀전 도전기에만 적용되는 1인당 「8시간 바둑」의 달인이라는 점이 최대의 강점. 80년 제5기 명인전을 시작으로 총 28차례의 「이틀 걸이」7번 승부 중 단 4회만 실패, 이 방식이라면 조치훈을 따를자가 없다는 게 일본바둑계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14, 15일 홍콩에서 벌어진 제1국에서 조 9단은 요다 9단에 18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서전을 장식했다.
한국바둑계의 한 전문가는 『조치훈은 실리에 능하지만 지나치게 실리에 치중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요다는 실리에 강하면서도 기가 센 바둑이어서 조치훈의 타이틀방어를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대국일정=▲2국 28, 29일 센다이 ▲3국 2월4, 5일 와카야마 ▲4국 2월18, 19일 사가 ▲5국 2월25, 26일 우쓰노미야 ▲6국 3월11, 12일 토야마 ▲7국 3월18, 19일 장소미정.<서사봉 기자>서사봉>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