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유럽은 외채만기 연장 대가/최고 25% 고금리 요구외채협상 채권단에 참여치 않는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금년들어 국내은행 및 종금사들의 단기부채만기를 연장(롤오버·rollover)해주면서 최고 20∼25%의 바가지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동남아 및 유럽계 은행들은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의 만기연장시 런던은행간 금리(리보)에 더해지는 가산금리를 최고 15∼20%포인트까지 높였다. 현재 리보수준(연 5.625%)을 감안하면 연 20∼25%에 달하는 셈이다.
1년전 국내은행(7대 시중은행기준)들의 가산금리는 0.28%포인트, 11월에는 1.55%포인트, 12월에도 3.26%포인트에 불과했지만 한달만에 몇몇 해외차입선들은 가산금리를 5배 이상 인상한 것이다.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년 1월부터 외채상환을 자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금융기관에 달러를 지원할 때 리보에 연 15%포인트의 벌칙금리를 부과하자 만기연장조건으로 한은벌칙금리와 대등, 혹은 그 이상수준의 이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딜러는 『차입선별 만기연장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우호적인 은행들은 만기연장에도 종전금리를 그대로 받는 반면 외채조정에 소극적인 은행들은 10%포인트이상의 가산금리를 받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만기연장률은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 만기연장을 거부하거나 연장을 해주더라도 연 20%대의 터무니없는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주로 뉴욕외채협상에 불참하는 은행들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외자담당자는 『동남아와 중동 및 G7에 속하지 않는 일부유럽국가쪽에서 특히 고금리요구가 심하다』며 『그러나 외채협상에 참여한 국가의 일부은행도 만기연장금리를 리보+10%포인트까지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들로선 해외차입선들의 이같은 「바가지금리」를 수용하지 않을수 없어 외채협상타결로 신규차입이 조기재개되지 않을 경우 부채상환을 위해 다시 부채를 일으키는 상황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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