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불 무역시장도 타격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급유예)상태로 내몰린 인도네시아 금융위기의 암운이 국내로 상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화의 폭락에 따라 태국 바트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싱가포르 달러화 등은 물론 국내 원화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위기가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외국자본이 동남아 지역에서 대거 빠져나갈 경우 뉴욕에서 진행되고 있는 외채조정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더라도 국내 외환위기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실물 및 금융거래가 많아 인도네시아 등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월말 현재 국내 은행과 종합금융사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대출규모는 국내 본점과 홍콩 싱가포르등 현지법인의 대출금을 포함, 49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태국에도 42억9,000만달러가 물려 있다. 이들 국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국내금융기관들은 해당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떠안게 되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위한 자구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실물부문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대한 수출입 규모는 33억2,000만달러와 36억9,800만달러, 태국도 각각 20억9,700만달러와 12억100만달러에 달한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국가는 현금결제를 통하지 않고서는 대외거래가 불가능해 교역규모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특히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진출해있고, 건설업체의 수주액도 54억달러에 달해 자동차 및 건설업계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뿐만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3개월간 3억7,400만달러의 외국인 투자자본이 빠져나갔듯 아시아지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회수되고 있다. 이에따라 외채조정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우리나라에 대한 신규 외국자본의 유입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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