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바람영향 수차례 항로변경/일구조대도 악천후로 접근 실패뗏목에 의지해 발해항로 탐사에 나섰던 4명의 대원들의 대장정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몇차례에 걸친 조난과 통신두절,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풍랑에 뗏목이 전복되는 불운을 맞기까지 대원들은 바다와 피눈물 나는 싸움을 해야 했다.
▷출발◁
2년전부터 발해 뱃길 탐사를 준비해온 경남 창원시 사림동 21세기 바다연구소 장철수(38) 소장과 회원 등 4명은 지난해 12월3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크라스키노 마을을 출항했다. 20일동안 5백50마일을 항해, 부산을 경유해 제주 성산포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구려 후예」들의 교역길을 탐사한다는 자부심에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무릅쓰며 시속 3∼7노트의 속도로 순항을 계속하던 뗏목 「발해 1300호」는 7일째인 지난 6일 폭풍우로 통신이 두절되며 표류를 시작했다.
▷항해◁
대원들은 돛을 바로 세우기도 힘든 매서운 바닷바람과 통신두절 등 최악의 조건을 헤치고 초인적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대원들은 출발후 2차례의 폭풍을 만나고 바람마저 방향이 달라 어려움을 겪자 도착지를 울릉도로 바꿨고 다시 쓰시마(대마도)난류와 동안한류가 만나는 강원 동해시 인근 해역을 지나면서 조류와 바람의 영향으로 목적지를 부산으로 다시 바꿔야 했다. 표류 11일만인 17일 포항앞바다에 도착한 이들은 18일 새벽2시 경북 후포부근 해상에서 포항해경 경비정을 만났으나 구조를 거부한채 부산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그러나 19일 강한 북서풍과 조류의 영향으로 항로가 일본으로 급격히 바뀌어 다시 표류하기 시작했다.
▷조난◁
장씨는 표류 4일만인 22일 하오5시 한국해양대와 21세기바다연구소에 『뗏목은 현재 일본 영해 20여㎞까지 접근해 있으며 해류와 바람의 영향이 바뀌지 않으면 23일 중에 일본 영해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햄으로 연락해왔다. 결국 이들은 23일 낮12시에 일본 영해에 진입했으나 23일 하오5시 일본 오키(은기)제도 북서쪽 5마일 해상에서 폭풍과 강한 눈보라를 만나자 구조를 요청했다.
▷구조◁
구조를 요청받은 한국해경은 23일 하오 6시23분 일본해상보안청 8관구 해상보안본부에 탐사대 구조협조를 요청했다. 일본해상보안청은 하오 9시께 1천톤급 경비함 3척을 구조요청 해역으로 보냈으나 기상악화로 접근하지 못했다. 이어 하오 9시33분에는 일본항공자위대 구조헬기 4대가 출동했으나 심한 파도와 풍랑으로 구조에 실패했다. 악천후속에 닻줄에 의지하던 탐험대는 구조를 기다리지 못한채 24일 상오 6시께 닻줄이 끊어져 뗏목이 뒤집히는 비운을 맞았다.<한창만·박일근 기자>한창만·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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