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3일 입법예고한 「회사정리관련 법률 개정시안」은 회사정리법 화의법 파산법 등 소위 「파산 3법」으로 병원으로 실려온 병든 기업중 재기불능의 기업은 보다 신속하게 「안락사」를 시키는 대신 재활이 가능한 기업은 보다 빨리 자력갱생이나 기업인수·합병(M&A)시장에 나서게 한다는 것이다.◆소액주주에 대해 경영실패 책임 안묻는다=신법안에서는 경영견제실패의 책임을 물어 모든 주주의 주식을 100% 소각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소액주주는 원칙적으로 「응징」하지 않기로 했다. 부실경영에 대하여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 명백한 경우만 경영지배권을 상실할 수 있는 범위(통상 3분의 2)이상 소각을 실시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기업의 경우이며 부채가 자산보다 많을 경우 소액주주의 주식까지 소각된다.
◆채권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지금까지 법관이 일방적으로 전권을 행사함에 따라 돈을 빌려주고도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채권자에게도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된다. 우선 채권자협의회가 신설돼 채권자의 의견제출 창구역할을 한다. 법원과 관리인 등은 이 협의회에 정리절차에 관한 주요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두번째는 채권자가 정리절차를 종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폐지요청권이 인정된다. 그동안 아무리 가망이 없는 기업이라도 법원의 직권에 의해서만 정리절차 폐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기간, 대폭 단축된다=지금까지 회사정리계획을 인가하는데만 통상 1년6개월∼2년6개월이 소요됐으나 앞으로는 정리절차 개시후에도 원칙적으로 1년이내(불가피한 경우 1년6개월)에 정리계획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절차를 폐지하게 된다. 또한 법원의 보전처분여부 역시 신청후 통상 1∼4주에서 2주이내로 명문화하고, 관리인의 정리계획안 제출도 현재의 「기한제한 없음」에서 4∼6개월(중소기업은 4∼5개월)로 바뀌게 된다. 이와함께 최장 채무상환유예기간도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된다.
◆화의 남용 어려워 진다=자산과 부채규모가 크고 채권자수가 많은 기업이나 부실경영으로 회사가 파탄한 부실경영기업에 대해서는 화의를 신청하더라도 이를 기각한다. 이는 복잡한 대기업은 법정관리로, 중소기업처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는 화의로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재산보전처분이후에는 화의신청을 취하할 수 없도록 해 화의를 피난처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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