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해외투자에 따른 외화차입도 크게 늘어나 외환위기를 부채질해 온 것으로 지적됐다.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상장기업들의 해외투자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70건, 2조8,530억원으로 96년의 163건, 1조6,197억원보다 무려 76.1%(금액기준)가 증가했다.
이중 합작투자는 1조5,552억원으로 전년대비 18.4%가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현지법인을 통한 투자규모는 1조2,978억원으로 96년 3,066억원보다 무려 323.3%가 늘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현지법인을 통한 투자에 치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외환관리규정에 따라 해외투자액의 4배까지 현지에서 외화차입을 통해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하반기부터는 이 규정도 폐지돼 지난 한해동안 해외투자에 따른 현지 외화차입규모는 10조원을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미 달러 대비 원화의 평균환율이 953.58원인 점을 감안하면 100억달러 안팎의 외화부채가 새로 늘어난 셈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해외투자 기업들은 현금동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본사와 계열사의 보증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외화를 차입했기 때문에 지난 한해동안 해외투자에 따른 차입규모는 100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상당수 해외사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해 해외투자를 위한 외화차입이 외환위기를 가져온 주요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별 투자금액은 (주)대우가 6,9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전자 3,043억원 ▲SK텔레콤 2,709억원 ▲(주)한화 2,355억원 ▲대우중공업 1,416억원 등의 순이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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