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조개혁의 밑그림들이 서서히 그려지면서 대기업들의 눈과 귀는 박태준 자민련총재에게로 집중되고 있다.박총재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대기업들간에 조정자역할을 하면서 대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개혁지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박총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대기업들의 강력한 구조혁신을 유도하면서도 기업들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는 것. 박총재는 『재벌개혁에 관한 김당선자와 나의 생각은 일치한다』면서 『개혁의 강도는 높되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박총재는 김당선자가 대기업총수들과 만나 구조조정의 원칙에 합의한뒤 총수들과 전화접촉등을 갖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또 비상경제대책위관계자들을 수시로 불러 현안을 보고받고 지침을 시달하고 있다. 황경로 전 포철회장등 자신의 「경제참모」들도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총수들과의 접촉에서 박총재는 총수들의 자산출자와 「빅 딜(대규모 사업교환)」등 주력업종으로의 구조개혁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진정한 개혁의지를 보이는한 이를 적극 도와주겠다는 게 김당선자의 뜻이란 점도 함께 전하고 있다. 박총재는 21일 대우 김우중 회장과의 회동에서도 이같은 당부를 했고, 김회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최근 신격호 롯데회장의 사재출자도 박총재의 조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포철회장을 지내는등 누구보다도 재계를 잘 알고 이해하는 그가 대기업의 자기개혁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조율해 낼지 주목된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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