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2세(77)는 21일 아바나 국제공항에 도착, 역사적인 5일간의 쿠바방문에 들어갔다.교황은 이날 하오 4시30분 알리탈리아항공 여객기편으로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 푸른색 더블 정장 차림의 피델 카스트로(71)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도착성명에서 『역사와 우리 운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이 나로 하여금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인간의 눈으로 본 것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땅」이라고 찬양한 쿠바를 방문할 수 있게 한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환영사에서 지난 36년 동안 계속된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를 「집단학살」이라고 비난한 뒤, 『교황이 옹호하는 신념을 존중한다』며 쿠바 공산혁명의 이상이 가톨릭의 그것과 동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교황은 『쿠바와 세계가 서로 문호를 개방해 발전과 조화, 평화를 갈망하는 쿠바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앞서 쿠바로 향하는 기내에서 미국에 대해 쿠바제재를 바꾸도록 요구할 것이며 쿠바당국에도 인권확대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공학 도착직후 건강문제로 방문국의 활주로에 엎드리는 전통적 축복키스 대신 어린이 4명이 들고 나온 흙 상자에 입을 맞췄다.
교황의 쿠바방문을 앞두고 쿠바전역에서는 20일 밤부터 가톨릭신자들의 철야미사가 진행되는 등 정부 교회 민간의 대대적인 준비작업이 이뤄졌다.
○…교황의 쿠바방문에 대해 정부와 국민, 망명한 쿠바인들은 각기 다른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쿠바정부는 경제제재가 해제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원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경제자유화를, 미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100만 망명 쿠바인들은 쿠바공산체제 붕괴를 각각 기대하고 있다.
○…콜롬비아출신 노벨상 수상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70)는 자신의 쿠바방문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취재목적이 아니라 역사적인 행사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21일 밝혔다.
○…미국기업들이 교황의 쿠바방문에 항공편과 자금은 물론 카펫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기업들로 구성된 「미·쿠바무역경제위원회」가 밝혔다.
위원회는 약 10만달러의 자금 뿐만 아니라 쿠바방문 미국 가톨릭계 인사들을 위한 전세 항공편까지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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