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이토 쿠니오 IMF 아태 초대 사무소장 인터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토 쿠니오 IMF 아태 초대 사무소장 인터뷰

입력
1998.01.23 00:00
0 0

◎“한국 금융긴축 유지해야”/“경제개혁추진 성공적/외환시장 안정되면/금리도 내려야할것”지난해 11월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지 꼭 2개월째를 맞았다. 지난해말 일본 도쿄에 신설된 IMF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초대 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사이토 쿠니오(제등국웅)씨가 최근 방한,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IMF지원이후 2개월에 걸친 한국 경제의 개혁과정에 대한 평가와 향후전망에 대해 심도있는 대담을 가졌다. 21일 힐튼호텔에서 이뤄진 이 대담에서 사이토 소장은 한국경제개혁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IMF가 요구하는 긴축정책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재정의 자율조정기능은 용인돼야 하며 환율이 안정화될 경우 금리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편집자주>

□대담=조윤제 서강대 교수

조교수=IMF 지원프로그램하에서 한국이 경제개혁을 추진한지 벌써 2개월째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이 추진중인 경제 개혁과정을 바라보는 IMF측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사이토 소장=한국은 지난 2개월간 IMF가 요구한 다양한 개혁조건에 부응해 이를 시행하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왔고 이미 실천에 나서고 있습니다. IMF프로그램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볼때 한국의 외환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진전입니다. 또 한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거시경제 지표 등도 전반적으로 긴축기조에 맞춰져 있고 이미 기업과 금융기관들간의 광범위한 구조조정이 시작됐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경제개혁은 앞으로도 정부의 신뢰감있는 정책이 유지되는 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교수=IMF 지원프로그램이 해당 국가의 경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초긴축정책을 적용하는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나친 긴축정책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고금리와 큰 폭의 환율절하 등을 통해 산업기반 자체를 오히려 붕괴시키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이토 소장=한국의 외환위기는 거시경제구조의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기 보다는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등에 따른 해외신뢰도 상실, 이에따른 자본수지의 급격한 악화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합니다. 그러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금융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즉 금융정책은 거시경제의 안정을 위해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정의 자율조정기능은 용인돼야 한다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환율의 안정화 정책이 어느정도 달성될 경우 금리도 하향 안정돼야 하며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교수=일반적으로 외환위기는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으로 출발, 해외신뢰도의 저하와 외환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이에따라 IMF프로그램은 대기성 차관을 제공, 단기간내에 경상수지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총수요 긴축정책을 권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경상수지가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IMF가 처방한 고금리와 통화긴축정책등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오히려 악화되고 금융기관의 부실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사이토 소장=한국의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 말 시점에서 IMF프로그램은 우선 외환시장의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최선의 처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긴축정책과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인시킴으로써 경제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는 신인도 제고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환시장 안정이 첫번째 과제입니다. 또 상환연장이나 IMF 등으로부터 신규차관 도입 노력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금리유지로 시장환율을 안정시켜야 하는 것이 절실했습니다. 부채부담이 많은 한국기업들이 고금리로 인해 겪게될 시련은 한마디로 말해 한국경제가 극복해야 하는 딜레마 입니다. 한국경제는 상당 기간 힘겨운 구조조정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지만 외환시장이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들 경우 거시경제 목표들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나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입니다.

조교수=한국외환협상단이 현재 뉴욕에서 외국채권은행단과 단기외채 전환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채권은행단들은 중장기 외채 전환을 위해 고금리와 한국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협상에 대한 전망은.

사이토 소장=한국의 입장에서는 단기부채를 어떻게 하면 정상적인 신용거래 체제로 이끌어 내느냐가 최대관건입니다. 이번 협상과정에서 한국은 단기외채의 상환기한 연장과 중장기 외채로의 전환과정에서 국가보증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금리를 한자리 숫자로 줄이기 위해 주력해야 합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의 협상조건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조급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기업과 은행의 빚을 국가가 보증을 서게 됨으로써 국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사태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정리=장학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