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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아시아목장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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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아시아목장의 결투’

입력
199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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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아 금융·경제위기 틈타/적극적 M&A 대공세/일본­출자확대·감산 다각대응/‘경제맹주’ 수성전략미국과 일본이 「아시아목장의 결투」를 앞두고 있다.

아시아 금융·경제위기를 틈타 지역 경제맹주인 일본을 밀어내려는 미국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의 직접투자를 근거로 한 수성전략을 펴고 있고 미국은 인수·합병(M&A)이라는 신무기를 뽑아들었다. 미국 기업과 투자자본은 아시아 통화 및 기업자산의 가치하락을 절호의 투자기회로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 생산업체의 매수나 자본참여 가능성이 거론돼온 제너럴 모터스(GM)사는 국민차 계획을 사실상 포기한 인도네시아에의 투자확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씨티은행이 태국의 시중 은행들과 매수각서를 교환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투자은행들이 아시아 각국의 쓸만한 기업 목록을 만들어 물밑에서 M&A 중개업에 나섰다는 얘기는 도쿄(동경)와 홍콩, 싱가포르 금융가에선 이미 뉴스가 아니다.

자국의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일단 수세에 처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 기업들도 그냥 물러설 태세는 아니다. 일본의 대표적 종합상사인 마루베니(환홍)가 태국에서 벌여온 섬유원료 생산사업을 위해 현지기업에 5억바트 추가출자를 결정했고, 후지(부사)은행이 인도네시아의 합병 리스회사에 대한 출자비율을 50%에서 80%로 올렸다. 가장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 현지 공장의 감산체제로 버티고 있다. 도요타, 다이하쓰공업 등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자동차 감산에 착수했다.

미국의 압박이 더 심해지면 대부분 아시아 역내 시장용이었던 이러한 일본 생산거점들은 떨어진 환율을 무기삼아 대 미국·유럽 수출용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휴전상태인 미일 통상·무역전쟁이 다시 벌어질 수 있고 「보안관끼리의 결투」는 말릴 사람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신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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