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수용 부탁에서 주택조합 문제까지『IMF체제라 생기는 것은 없고 민원만 늘었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처지가 바뀐 국민회의 의원들의 농담섞인 푸념이다. 이들은 민원 건수가 이전보다 세배이상 늘었고 내용도 『힘이 없으면 풀기 어려운』 「여당성」으로 대폭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비대위원은 『전에는 교류가 없던 모대학의 저명한 교수등 10여명이 최근 전화를 걸어와 「100억∼200억달러의 외국 핫머니를 들여올 수 있으니 차기정부의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고 민원을 해와 모두 거부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비대위원은 『평소 왕래가 없던 기업 사주들이 「화의를 신청하려는데 채권은행단이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박상천 총무실의 한 관계자는 『새정부가 특별사면을 한다는데 꼭 포함시켜 달라는 민원을 여러 건 받았지만 「총무에겐 그럴 권한이 없다」며 정중히 돌려보냈다』면서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하는 표정이다. 한화갑 의원실은 최근 영남지역의 집단민원을 받고 여당이 됐음을 실감했다. 대선때 이 지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의원측은 『영남 모도시의 아파트주민들이 주택조합결성과 관련해 집단민원서류를 보내와 어떻게 처리할 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의 한 보좌관은 『야당 때는 정보수집이 무척 어려웠는데 요즘은 대규모 국방사업을 둘러싸고 「제보성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처구니 없는 민원도 있다. 한 상임위원장 비서는 『64세의 전직 공무원이 찾아와 청와대에서 일할 수 있도록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난감했다』며 웃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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