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판사 졸고있는 재판 10% 넘어법률소비자연맹은 지난해 7월29일부터 3일간 서울·경기지역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 120명을 대상으로 법정견학을 실시했다. 참가 학생들은 10∼20명씩 조를 이뤄 민사·형사지방법원 등의 재판정을 자유롭게 살펴본 후 느낀 법정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달했다. 학생들의 「견문록」에는 오늘의 법정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재판이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반응과 함께 『피고인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변론이나 자기에게 유리한 증인의 채택 등 방어기회를 봉쇄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합의부 재판에 임하는 좌우 배석판사의 11.5%, 18.0%가량이 재판도중 졸고 있었고 양배석이 모두 졸고 있는 경우도 3.3%였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합의재판이 재판장의 단독 결정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항목별 감시활동 결과.
■원고·피고는 답변시 서서 한다.(48.3%)
피고인이나 재판당사자의 답변은 앉아서 편안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앉아서 발언한 경우는 36.7%에 불과했다.
■법정의 마이크상태가 불량하다.(66.7%)
법정마이크는 공개재판의 원칙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돼 있지만 「피고인이나 원고의 발언이 잘 안들린다」는 답변이 36.7%가 나왔고 「모두 안 들린다」는 비율도 30.0%로 조사됐다.
■판사가 재판당사자에 대해 반말을 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23.4%)
판사들은 피고인이나 재판당사자에게 경어를 사용하거나 존중한다는 평이 65.0%로 조사됐지만 아직도 23.4%가 피고인의 진술을 가로막거나 반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사가 당사자와 관계인의 발언을 경청하지 않는다.(11.7%)
73.3%의 판사가 재판당사자나 증인의 진술, 증언을 대부분 경청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11.7%는 재판상의 변론주의를 지키지 않고 진술과 증언없는 일방적인 진행을 한다.
■판사의 재판당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32.7%)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당사자들은 생소한 법률용어를 못알아 듣거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법률용어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은 법원의 의무이자 서비스지만 「쉽게 설명해준다」는 답변은 32.7%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변호사 선임을 권한다」(21.8%) 「화를 내거나 제대로 설명을 않는다」(10.9%)는 답변도 나와 법관들의 고압적인 자세가 지적됐다.<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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