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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재치 때론 단호… 잇단 박수·폭소/이모 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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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재치 때론 단호… 잇단 박수·폭소/이모 저모

입력
1998.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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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문제엔 “박해풀려 더 이상 욕심없다”헌정사상 처음인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국민과의 「TV대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교감의 폭이 넓어 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등 오간 대화의 대부분이 밝지 않은 주제였지만 박수가 잇달았고 폭소도 끊이지 않았다. 김당선자는 대선과정에서 있었던 대결식 TV토론회때와는 달리 친근한 재치와 유머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당선자는 시종 미소를 띠며 부드러운 어법으로 대화에 임했으나 경제청문회 개최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냐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김당선자는 『청문회는 한다』고 명쾌하게 답변했다. IMF 체제극복에 대해 김당선자는 후반부에 단호하게 끊어지는 말투로 『1년반만에 해내겠다. 믿어달라』며 『내가 해내겠다. 손잡고 이겨 나가자. 도와달라』며 간절한 호소의 심정을 담았다.

김당선자는 첫 질문자가 강도높은 목소리로 경제위기의 실상을 묻자 『질문자가 분노에 차신 것 같은데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금고를 열어보니 빚문서만 가득한 「빚투성이 나라」를 넘겨 받았다』며 비장함을 내비쳤다.

김당선자는 부인 이희호 여사와 관련된 질문등엔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분위기를 누그러 뜨렸다. 건강을 염려하는 질문엔 대선 유세때 유권자가

「치매에 걸린 줄 알았더니 멀쩡하더라」고 한 말을 소개, 폭소를 자아냈다.

김당선자는 친·인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간단 명료하면서도 단호한 해법을 내놓았다.「용의 눈물」의 주인공 탤런트 유동근씨가 이 문제를 묻자『옛날이나 지금이나 굉징히 경계해야 할 문제』라며 『나도 잘하겠지만 그분들도 잘할 것으로 생각하니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당선자는 『제 친·인척들은 수십년동안 박해받고 감시받았으며 직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것이 풀린 것만으로도 더 이상 욕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대화를 마친 뒤 『오간 대화들이 잘 전달돼 국민 모두가 제2의 건국을 한다는 결의로 나라를 살리는데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방청객들의 얼굴이 밝은 게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팩스와 컴퓨터 통신을 통해 접수된 질문은 경제문제에 집중됐다. 1만4,700여건의 질문중 76.0%가 경제부문에 관한 것이었다.<고태성 기자>

◎이런말 저런말/“금고 문열어보니 빚문서만 있더라”

18일 「국민과의 TV대화」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진솔하고 다양한 말들을 시민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눈길을 끌었던 어록.

◇과거 대통령은 재임중에는 권위가 있었지만 나오면 감옥에 가고 아무 것도 아니었다. 재임중 칭찬받기보다 그만두고 나왔을 때 사랑받고 싶다. 이 세상을 떴을 때 후손들이 존경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당선후 열흘간은 솔직히 얼떨떨했다. 너무 심각해 왜 빨리 대통령이 안되고 늦게 됐는가 원망도 했다. 이제 하늘의 뜻과 국민의 뜻이 있어 늦게 된 것이라고 혼자 생각해 보았다.

◇당선된 뒤 금고열쇠를 받고 금고문을 열어 보니 돈뭉치는 간데 없고 빚문서만 쌓여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지금 장밋빛 얘기를 할 수 없다. 금년 1년안은 모두 고생을 해야 한다.

◇노동자와는 40년 동지다. 나에게 시간과 여유를 달라.

◇내 봉급을 삭감할 용의가 있다. 청와대 가면 밥 먹여주고 잠재워주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 월급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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