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이후 천정부지로 치솟는 생활물가와 달리 대학가 원룸아파트나 주택 등의 자취방값이 일제히 내려 지방학생들의 시름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다. 일반 가정집들이 생활비를 보태기위해 앞다투어 방 한칸씩을 자취방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빈 방을 채우지 못한 하숙집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1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근의 하숙촌. 지난해까지 3,000만원씩 하던 원룸임대주택의 전세보증금이 최근들어 1,500만∼2,000만원으로 내렸다. 일반 다세대주택의 방 보증금도 500만원가량 내려 1,000만∼1,50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보증금은 고가의 방일수록 낙폭이 커 500만∼1,000만원씩 떨어졌으며 100만∼500만원씩 받던 「영세민」자취방 보증금도 소폭 하락했다.
아예 보증금없이 사글세로 내놓는 방도 늘어나는 추세. 이 동네에서 10여년째 복덕방을 운영해 온 김정겸(52)씨는 『거의 자취를 감췄던 20만원 이하의 사글세방이 최근들어 간간이 나오고 있다』며 『생활비에 보태려고 가족들이 나눠 쓰던 방을 비워 자취방으로 내 놓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값싼 자취방으로 몰리자 월 28만∼30만원씩 받던 하숙집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 물가가 오른 만큼 하숙비를 올려야 하지만 이 때문에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쳐야 할 형편인 것이다.<신남수 기자>신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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