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만난적 있는지 기억못해”/변호사 베넷의 사무실 지하주차장 통해 출입/존스와 대면 6시간 신문/증언후 외부만찬 취소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17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 재판의 증언대에 섰다. 성희롱사건 재판의 피고자격으로 녹화증언을 한 클린턴은 이날 원고인 폴라 존스의 변호사 등으로부터 6시간동안 신문을 받았다.
클린턴은 변호사인 로버트 베넷의 백악관근처 사무실에서 진행된 이날 증언에서 존스와 직접 대면했다. 5월27일 열리는 재판에서 사용될 이날 증언의 내용은 재판장의 함구령에 따라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클린턴은 존스에게 소개된 적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만난적이 있는지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은 클린턴이 아칸소주지사 시절인 91년 호텔방에서 옷을 벗고 오럴 섹스를 요청했다는 존스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클린턴의 변호인단은 기존의 전략에서 크게 선회, 사건의 초점을 호텔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맞추고 있다.
클린턴은 상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 근처 변호사사무실 건물에 도착, 보도진의 접근이 차단된 지하주차장을 통해 곧장 증언장소로 올라간 뒤 하오 4시20분께 다시 이 주차장으로 빠져나와 백악관으로 직행했다. 백악관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을 무시한 채 손만 흔들며 집무실로 향했다. 클린턴은 증언후 예정됐던 외부만찬행사를 취소한 뒤 부인 힐러리와 함께 백악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백악관은 이날 증언에 대해 일체 공식언급을 회피했으나 한 보좌관은 『긴 하루였다』고 말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전했다.
존스는 남편및 6명의 변호사와 함께 증언장소로 들어갔다. 택시를 타고 증언장소가 있는 건물앞에 내린 존스는 대거 몰려든 보도진을 헤치고 가까스로 건물안으로 들어갔으며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클린턴의 증언은 이번 성희롱사건에 대한 미국내외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재판은 여론조사결과 미국인의 55%가 5월 재판전에 합의되기를 바라고 있을 정도로 미국에는 망신스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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