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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남북문제/이병규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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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남북문제/이병규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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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닥이 잡혀갈 줄 알았던 남북문제가 의외로 조용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가 남북문제까지 꽁꽁 얼어 붙게 한 것 같다.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해온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남북문제를 서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당선자는 캉드쉬 IMF총재를 만나 『국제신인도를 제고하느라 남북문제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며 『남북대화는 북한이 나서면 응하고 나서지 않으면 응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북한도 침묵하고 있다. 남한에 상황이 있을때마다 요란한 수사를 동원해 선전전을 강화했던 모습과는 전혀 딴 판이다. 김당선자측은 북한이 남쪽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모색기를 갖고 있는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 북한이 김당선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이다. 북한이 내심으로는 김당선자의 승리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입장정리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부연설명이 뒤따른다. 김당선자측은 북풍에 시달릴 때마다 북한이 김당선자를 힘에 겨운 상대로 생각해 승리를 방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87년 대선때의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과 96년 총선때의 북한군 판문점 진입사건 등이 좋은 예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북한의 의도를 번연히 알면서도 이를 악용했던 쪽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한다.

남쪽 자신의 코가 석자나 빠졌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문제가 오랫동안 실종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최소한 문민정부가 헝클어 놓은 부분만이라도 우선 원상회복돼야 할 것이다.

김당선자는 다른 어느분야 보다도 남북문제에 대해 준비가 돼 있음을 자부 해왔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통일문제 연구에 전념하겠다며 아·태평화재단을 창립했고 자택을 북녘이 가까운 일산으로 옮기기까지 했다. 그리고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을 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해법으로 제시해 최악의 사태를 막는데 일조 했다는 자긍심도 가지고 있다.

IMF 체제를 맞아 거덜난 우리의 경제사정이 안타까운 상황을 가져왔지만 남북문제를 멀리 볼 필요는 있다. 김당선자측 주장대로 북한이 김당선자를 버거운 상대라고 생각할수록 남북문제에 있어 우리의 주도력을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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