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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인니 30년 독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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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인니 30년 독재(사설)

입력
1998.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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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32년 장기독재가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66년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후 지금까지 1인통치를 해온 그는 강력한 군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개발계획도 그런대로 진전시켰다는 평판을 받아 왔으나 국가가 IMF관리체제로 들어서면서 허점을 드러내 결국 사임압력까지 받게 된 것이다. 수하르토가 받고 있는 압력은 국내외로부터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안으로는 수하르토의 소위 연고자본주의(Crony Capitalism)를 반대하는 전직 장성, 고위관리들이 포함된 야당세력, 그리고 밖에서는 현 체제로서는 인도네시아의 경제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국제금융계로부터 오는 것이다.수하르토 대통령은 월남이 공산화되면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등이 줄이어 공산화될 것이라는 도미노(Domino)이론이 팽배하던 때에 반공 쿠데타를 일으켜 인도네시아를 민주진영에 편입함으로써 미국등 자유우방으로부터 탄탄한 신임을 받았었다. 그러나 장기집권은 결국 부정과 부패를 낳았다.

인도네시아의 연고자본주의경제가 지고 있는 외채는 총 800억달러 규모. IMF구제금융 400억달러를 들여와도 현 체제로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인도네시아의 연고자본주의 행태는 깊고 넓다. 발전소는 딸 시티가 소유하고 있고, 자동차와 담배회사는 아들 후토모, 은행은 아들 밤방, 항공산업은 옛친구 유섭등이 독점하면서 정부보조금지원과 세금감면혜택을 누리고 있고 설탕, 합판, 밀등 이윤이 남을 만한 품목치고 수하르토 대통령의 측근이 독점하고 있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 때문에 정부특혜를 없애고 수출입규제를 풀라는 IMF의 주장이 선뜻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지난해 10월 수하르토 대통령은 IMF에 밤방은행을 폐쇄하고 시티의 발전소지원계획을 취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시행을 늦추는 바람에 새해들어 2차 IMF파동이 왔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15일 다시 IMF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세부사항에 서명했다.

2차 IMF파동이 온 상황은 1차 파동때보다 훨씬 우울하다. 루피아화폐는 달러당 7,000원선에서 현재 1만1,000루피아로 떨어졌고 도시 곳곳에는 생필품사재기가 벌어져 민심이 매우 흉흉한 상태이다. 자바섬 동부 젬버를 비롯한 몇몇 도시에서는 드디어 민중폭동이 발생했다.

국제금융계도 차기정권의 약속을 받기 전에는 현정권의 어떤 약속도 믿기 어렵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마치 김영삼정부의 서명을 받고도 김대중당선자의 이행약속을 받고야 안심하는 한국에 대한 태도와 같은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3월 대통령선거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수하르토재선의 도장만 찍는 형식이었지만 수하르토(76)의 사임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어떤 변화가 올 것이 확실해 보인다. 만약 수하르토가 재선을 포기하고 남은 임기동안 경제위기수습에 헌신한다면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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