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피냄새가 섞여 나는데…. 어서 사냥을 떠나자』아마존강의 악어나 피라나 떼들의 얘기가 아니다. 국제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내에서도 격조 높은 모건 스탠리사의 간부진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이회사의 존 맥 사장등은 이 말로 직원들에게 돈을 「사냥」해오도록 독려했다고 한다.
위의 얘기는 월스트리트의 이면을 파헤친 「대실패월스트리트 물속의 피(FiascoBlood in the water on Wall Street)」라는 책속의 한 대목이다. 저자 프랭크 파트노이(Frank Partnoy)는 예일대 법대 졸업후 웅지를 품고 진출했던 월스트리트에 대한 환멸을 지난해 10월 책으로 펴냈다. 그의 눈에 비친 월스트리트는 돈을 위해서라면 사기와 공갈을 쳐도 되는 오직 「자본의 논리」와 「적자생존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정글 그대로 였다.
책중에는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멕시코 경제 위기를 사전 인지하고 있음에도 관련 파생상품을 계속 팔아먹은 내용이 나온다. 고객은 손해를 봤지만 이후 월스트리트가 하락한 페소화를 틈탄 투자로 한 몫 잡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파트노이는 이와 함께 편협적인 남성우월주의로 가득한 월스트리트의 비리를 속속들이 까발렸다. 돈과 권력의 함수관계를 철저히 숭배하는 월스트리트 남자들의 공격성이 여성 성학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파트노이는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의 소문난 차별은 여성에 대해서 뿐만 아니다. 백인들의 철옹성이라는 비판을 안팎으로 받고 있다. 공휴일로 지정된 마틴 루터 킹 목사기념일(1월19일)을 무시했던 게 대표적 예다.
뉴욕증시(NYSE)는 흑인인권운동가였던 고인을 추모하는 이날 간단한 묵념만 올리고 개장해 왔다. 그런 월스트리트가 올해 처음 이날을 휴일로 한다고 밝혀 화제가 될 정도였다.
우리는 지금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대한 외채조정협상을 앞두고 있다. 장소는 피냄새에 굶주린 상어떼가 득실대는 월스트리트 한가운데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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