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특별전’/병풍·화병그림·컵받침 등/600여점 전시·판매입을 벌린 까치호랑이 얼굴의 시계판 위를 째깍째깍거리며 돌아가는 까치 초침, 채반에 그려진 붉은 볏의 수탉 두마리, 모란꽃으로 만든 종 등 민화의 멋과 익살을 현대적 생활소품에 접목한 「한국전통민화특별전」이 31일까지 경복궁내 한국전통공예미술관에서 열린다.
민화를 사랑하는 주부들 모임인 「민화방」이 출범을 기념하여 마련하는 민화잔치이다. 이 자리에는 동궐도를 모사한 6폭 병풍, 십장생을 그린 4폭병풍같은 대형작품부터 화병그림 컵받침같은 소품까지 모두 600여점의 민화작품이 전시, 판매된다.
민화방은 15년전 한국일보 문화센터 등에서 민화강의를 듣고 민화를 그려온 주부들이 민화를 오늘날의 생활소품으로 재현하는데 적극 나서자며 지난해말 결성한 단체. 주부들이라고는 하지만 절반이상이 민화강사로 나서고 있는 프로들이기도 하다. 회원은 모두 14명. 그중에는 청일점 이문성(35)씨도 있다.
회장 서경식(66)씨는 『민화는 전통회화와 달리 소재가 생활에 밀착해있고 주제가 소박하면서도 색감이 화려해서 현대적인 집안장식에도 썩 잘 어울린다』며 『병풍 족자 액자에만 가두어 두었던 민화를 생활소품에 응용한 작품을 몇몇 회원들이 서울문화상품전에 출품해보고 좋은 반응을 얻은 것에 힘입어 이런 모임까지 만들게 되었다』고 들려준다.
아예 그림소재조차 현대화한 작품도 있다. 정명숙(54) 회원이 만든 「우리들꽃」시리즈는 앵초 홀아비꽃대 민족도리풀 제비꽃 얼레지 등 들꽃 50여종을 냅킨과 식탁보등에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서울농대 출신으로 자연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그린 우리 들꽃 스케치만 수백점을 갖고 있다는 정씨는 『섬유업체나 액세서리업체에서 적극 나선다면 외국에 자랑할만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시회기간 중 매일 상오 10시부터 민화 그리는 법을 직접 가르쳐주기도 한다. 상오 9시부터 하오 4시까지 전시. 화요일은 휴관.(02)7340132<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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