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맞아 불황이기는 지혜로 인기/원단상태·색상좋다면 스타일 깜짝변신/이대·홍대입구 등에 소문난 수선집 많아불황시대를 맞아 옷 수선점에서 「실속」과 「유행」 두마리 토끼를 잡는 알뜰파들이 늘고있다. 예전같으면 귀찮게 고치느니 한벌 사 입고말겠다던 사람들이 IMF체제를 맞아 의류비지출을 최소화하고있기 때문. 유행이 지났거나 치수가 맞지않아서 처박아두었던 헌옷을 수선하면 적은 돈으로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을 즐길수있다는 점에서 옷 수선은 불황을 사는 지혜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 이화여대앞에서 21년째 옷수선점을 운영하는 이영순(43)씨는 『작년까지도 새옷을 몸에 꼭 맞게 고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헌옷을 고쳐달라는 사람이 90%이상』이라고 말한다. 연령층도 다양해서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학생들과 50대의 중장년층도 자주 찾는다.
역시 이대앞에서 수선점을 하고있는 김부선(34)씨는 『사치스러운 느낌의 옷을 검소한 디자인으로 바꿔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져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참 건강해졌구나 생각하게됐다』고 말한다. 며칠전에는 여대생이 20년전에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선물받은 코트를 물려받았다며 수선해가기도 했다고.
옷 수선은 원단상태와 색상만 좋다면 아무리 오래된 옷이라도 새로운 스타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2년전에 산 17만원짜리 박스형 재킷을 최근 2만5,000원에 수선, 요즘 유행하는 모즈룩풍의 재킷으로 고쳐입었다는 유인태(17·장훈고2)군은 『맞춤복처럼 몸에 꼭맞게 재단해서 고쳐줘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옷 수선점은 이대입구에 20여개 점포가 몰려있고 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 뒤편과 홍대입구에도 소문난 집들이 많다. 수선 가격대는 비슷비슷해서 바지 폭 줄이기나 치마 단 고치기 등 간단한 것은 3,000∼4,000원대, 바지 폭과 히프 줄이기나 늘리기는 1만2,000∼1만5,000원대, 재킷은 어깨와 품을 줄여 스타일을 완전히 고치는데 3만∼5만원대, 모직코트는 더블스타일을 싱글로 고치고 어깨와 품, 깃을 완전히 고치는데 6만∼7만원 정도 잡아야한다.
가죽과 무스탕 등 바느질이 어려운 의류들도 비슷한 가격대에 수선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원단이 고급스러운 제품들은 위험부담 때문에 가격대가 약간 상향조정되기도 한다. 맞춤 의뢰부터 인수까지는 보통 1주일을 잡지만 급한 손님들을 위해서 바지기장 줄이기 등은 즉석에서 해주는 곳도 많다.<이성희 기자>이성희>
◎옷 수선을 잘하려면
1.간단한 수선부터 맡긴다. 옷 수선은 장인의 솜씨와 눈썰미가 중요하다. 수선이 잘못돼도 크게 속상하지 않을 만큼 오래된 옷이나 싼 옷을 수선해보고 솜씨를 확인한 뒤 고급의류를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2.손님이 많다고 다 잘하는 수선점은 아니다. 손님이 많으면 그만큼 일손이 딸려 세심한 손질을 못해주는 경우도 많다.
3.간판에 「맞춤·수선」이라고 돼있는 곳은 패턴사를 따로 두고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참고한다. 패턴사가 있으면 좋다.
4.실루엣이 생명인 옷은 수선을 안하는 것이 좋다. 정장의 치마 길이만 달라져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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