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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노사정 첫 회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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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노사정 첫 회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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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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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당선자 “역사가 여러분 기록”/“대타협으로 경제회생” 현수막/“정리해고 용어 대신 고용조정”노사정위원회가 15일 하오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노사정 합의도출을 위한 대장정에 들어갔다. 회의는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를 위원장에 공식위촉하고 준비모임이 마련한 「노사정위원회 규정안」을 원안대로 채택하는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당선자는 노사정 대표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한뒤 노사정협약도출여부에 국가운명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발족식이 TV로 생중계되고 있음을 감안, 『이 광경을 4천5백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분의 책임은 너무도 크며, 역사가 여러분의 책임과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쟁점인 정리해고제와 관련해선 『과거처럼 노동자만 희생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고 노동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김당선자는 『하늘이 준 기회를 선용하지 못하면 무서운 심판이 있게된다』는 영국 철학자 러스키의 경구를 인용하면서 『반드시 난관을 극복해 행운의 여신이 미소짓도록 하자』고 주변을 독려했다. 김당선자는 발족식에 앞서 건물 1층에서 노사정대표들과 현판식을 가졌다.

한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노사정 대화의 장이 열린 역사적인 날』이라며 출범에 의미를 부여했고, 노사정 대표들은 「발족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다짐했다. 위원회측은 노사정 3자간의 미묘한 입장을 고려해 좌석을 서로 엇갈리게 배치했고 벽면에는 「노사정 대타협으로 민주발전 경제회생」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분위기를 유도했다.

그러나 발족식에 이어 한위원장 주재로 열린 첫회의는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돼 전도가 간단치 않음을 예고했다. 회의가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리해고」라는 표현대신 「고용조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키로 한 것도 이같은 신경전중의 하나였다.

첫회의에는 김당선자와 한위원장을 비롯, 박인상 한국노총위원장 배석범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최종현 전경련회장 김창성 경총회장 임창렬 경제부총리 이기호 노동장관 등과 국민회의 정세균·자민련 이긍규 의원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대표를 보내지 않았다가 김당선자가 조순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참여를 부탁하자 이강희 의원을 추천했다. 국민신당은 참여여부를 논의중이다. 이밖에 국민회의 조성준 의원이 간사위원에 위촉돼 정원이 12명으로 늘어났다.<장현규 기자>

◎노사정위 발족 선언문

지난해 우리는 건국이래 초유의 국가부도위기를 맞았으나 해를 넘기면서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언제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업문제는 난국 극복을 위해 건너야 할 강이지만 사회보장제도 등이 갖춰지지 않아 큰 사회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재도약을 위해 국민적 통합속에서 제2의 건국을 하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노·사·정 각 주체가 상호토론과 합의를 통해 서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노·사·정 3주체는 상호불신에서 벗어나 우리의 나아갈 바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결의를 다질 것입니다. 위원회의 성공여부가 현 경제위기및 실업사태 극복과 향후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관건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국민의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김 당선자 발언

앞으로 1년은 국민적 단합과 협력속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기간이 돼야 합니다. 50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져 진정한 민주정부가 들어선 데 대해 전세계가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참다운 진실을 실천할 단계입니다. 과거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됐다면 관치금융, 부정부패, 부의 집중 등이 없었을 것이고 IMF 신탁통치라는 치욕도 없었을 것입니다.

6·25이후 최대위기를 맞아 물가폭등은 물론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성장률은 1%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까지 예상됩니다. 노·사·정이 협력해 함께 가지 않으면 달리 극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동안 현정부는 우리의 상황을 세계 11번째 무역국가, 국민소득 1만달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선진국가, 문민에 의한 민주정부라는 화려한 수식으로 속여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성장잠재력이나 저축률, 수출 및 경상수지 흑자 등이 멕시코의 경우에 비해 월등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애국심이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노·사·정 화합을 통해 국민적 총화단결 속에서 고통분담이 이뤄진다면 1년내 IMF 극복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대폭적인 기구축소, 예산 10조원 삭감 등으로 고통분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동계에 일방적인 희생이 강요되기도 했으나 이제 기업들도 결합재무제표 약속 등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실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고용보험제도를 강화키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앞에 세가지를 약속합니다. 첫째 정부가 고통분담에 앞장서고 둘째 노사 양자의 중간에 서서 동지적 협력관계의 가교역할을 할 것입니다. 셋째 모든 역량을 경제 재도약, 경쟁력 강화에 두겠습니다. 다같이 힘을 합쳐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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